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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대만 카스텔라 가게 긴 줄 보고 가맹점 냈다가..

유소연 기자 입력 2017.03.11. 03:04
"요즘 뜨는 업종"이라며 선전
소자본 창업자 몰릴 땐 '끝물'
권리금 못받고 폐업 위기도

회사를 그만둔 정모(52)씨는 올해 초 서울 한 지역에 대만 카스텔라 가게를 냈다. 여러 창업설명회를 다녀봐도 가는 곳마다 "요즘 뜨는 업종"이라며 선전하는 게 대만 카스텔라 집이었다고 한다. 정씨는 강남, 이태원 일대 카스텔라 가게에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줄 서 있는 모습들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한 대만 카스텔라 프랜차이즈 업체를 찾아간 정씨는 그날로 계약서를 썼다. 당일 계약 시 가맹비를 절반으로 깎아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일 매출 110만원 정도로 잡으면 순이익이 월 700만원이 된다"는 컨설턴트 말에 솔깃했다고 한다. 업체가 가맹비(500만원)를 비롯해 교육비(300만원), 주방집기(1500만원) 등 창업 비용으로 제시한 돈은 2500만원. 33㎡(약 10평)짜리 가게 보증금과 권리금까지 합치니 1억5000만원 정도가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씨는 요즘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정씨는 "계란값 때문에 재료비도 오른 데다가 유행 타는 아이템이라 그런지 초기에만 반짝 손님들이 오더라"며 "권리금(5000만원) 때문에 예상 창업 비용을 훌쩍 넘겼는데 돌려받을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부터 우후죽순 생겨난 대만 카스텔라 가게 사장 상당수가 시름에 빠졌다. 대만 카스텔라는 지난해 가을쯤 부산 지역에서 처음 유행하기 시작해 SNS를 통해 소문을 타며 서울과 수도권으로 급속하게 퍼졌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등록된 브랜드만 14개. 한 브랜드당 가맹점이 많게는 100곳 가까이 된다.

대만 카스텔라 열풍은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창업 컨설턴트가 의도적으로 띄운 아이템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취재진이 한 창업컨설팅 회사에 "5000만원 정도로 가게를 내고 싶다"고 상담을 했더니 상담사 A씨는 "2000만원에 대만 카스텔라 가게를 낼 수 있고 2개월이면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며 추천했다. 그는 "내가 소개하는 신생 업체는 점포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 가맹비 없이 가게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가 추천한 지역의 점포 가격은 보증금 2000만원에 임대료 150만원, 권리금만 4000만원이었다. 그는 "카스텔라 가게의 경우 유동인구가 매출로 연결되므로 권리금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정용 한국창업경제연구소 대표는 "아주 초기에 카스텔라 가게 열었던 사람들은 이미 권리금으로 시세 차익을 얻은 후 다 빠졌다"며 "창업 초보자는 일 매출액만 따져 목 좋은 자리에 추가로 권리금을 내고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 경우 폐업할 때 온전히 돌려받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여러 공인중개업체는 10평 미만 매물들을 '대만 카스텔라집 차리기 좋은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 '10평의 기적' 저자 김미영씨는 "대만 카스텔라는 한때 유행했던 벌꿀 아이스크림, 스몰비어 같은 아이템처럼 단기간 유행해 경쟁이 치열하다"며 "한창 유행하는 아이템에 뛰어들었을 때는 이미 끝물인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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