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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워킹맘' 자녀는 '학교회장' 안되나요?

조인경 입력 2017. 03. 16. 11:00 수정 2017. 03. 1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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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직장인 김은영(42·서울 서대문) 씨는 올해도 회사 일이 바빠 15일 오후에 열린 새학기 학부모총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녀를 둔 박모(47ㆍ경기 용인)씨는 "학부모회 임원은 교육청이 주관하는 각종 강연이나 토론회에 동원되고 학교 행사 때마다 참석하고 다른 학부모들과 교류하느라 은근히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자리"라며 "정말로 학교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이 아니고서는 쉽게 맡을 수 없고, 그러다 보니 아이가 임원인데도 회사일을 핑계로 학부모회 일을 하지 않겠다는 워킹맘들은 '양심도 없다'는 핀잔을 듣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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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총회서 학생임원 부모가 대표 맡는 관례
매번 시간내려면 부담…대신 떠맡은 '전업맘'도 곤혹
학교 모범상·학생부 기재 유리 때문에 뒷말도 많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직장인 김은영(42·서울 서대문) 씨는 올해도 회사 일이 바빠 15일 오후에 열린 새학기 학부모총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아이가 학급회장을 맡은 터라 당연히 총회에 참석하고 학부모 반대표도 맡아야 하지만 다행히 여자회장 학생의 엄마가 흔쾌히 반대표를 맡겠노라 승락하면서 큰 걱정을 덜었다. 김씨는 "지난 주 여자회장 엄마를 만나 밥도 사고 커피도 사며 성의껏 이번 학기 학교일을 부탁드렸다"며 "맞벌이 엄마 대신해 봉사하겠다고 나서준 학부모가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새학기 학부모총회 시즌이 돌아오면서 학교 행사에 참가하기 어려운 '워킹맘'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아이가 반회장이나 학교임원을 맡은 경우 부모가 학부모회 임원을 맡는 게 관례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워킹맘들은 아예 자녀가 임원을 하지 못하도록 자제시켜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한다.

6학년 딸을 둔 이모(44ㆍ서울 마포)씨는 "아이가 워낙 활달한 성격인데다 친구들한테 인기도 좋아 선거에 나가지 말라 했는데도 이번에 또 덜컥 회장이 돼 왔다"며 "남편이나 시부모님은 아이가 회장이지 엄마가 뭐 신경쓸 거 있냐며 괜히 애 기죽이지 말라 하시는데 현실은 뒤에서 수근대는 엄마들 손가락질을 견뎌야 한다"고 걱정했다.

반면 또 다른 학부모 김모(42ㆍ서울 마포)씨는 "아이가 회장이라고 엄마도 꼭 반대표를 맡아야 하냐고 그러지만, 그럼 아이가 회장도 아닌데 전업주부란 이유로 떠밀려 반대표 해야 하는 엄마는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학교임원 경험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더 크다. 특목고 입시 등에서 유리할 수 있다 보니 아이가 임원이 아닌 엄마는 학교봉사를 하더라도 괜시리 수고스럽기만 하다는 불만이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녀를 둔 박모(47ㆍ경기 용인)씨는 "학부모회 임원은 교육청이 주관하는 각종 강연이나 토론회에 동원되고 학교 행사 때마다 참석하고 다른 학부모들과 교류하느라 은근히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자리"라며 "정말로 학교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이 아니고서는 쉽게 맡을 수 없고, 그러다 보니 아이가 임원인데도 회사일을 핑계로 학부모회 일을 하지 않겠다는 워킹맘들은 '양심도 없다'는 핀잔을 듣게 된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아무래도 회장 아이들이 학년 말이나 졸업식 때, 소소하게는 모범상부터 각종 교내외대회 상까지 휩쓸다 보니 아이가 임원이 아닌데도 봉사한 엄마들 입에서는 '다른 집 아이 좋은 일만 시켰다'며 씁쓸해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귀띔했다.

교사들도 새학기마다 이런 분위기가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예전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회 임원과 녹색어머니회, 도서봉사 등 일부 학부모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나도 같은 워킹맘이라 처지가 이해돼 지원자가 없을 경우 회장 아이 어머님께 그냥 이름이라도 올려두십사 설득한다"며 "과도하게 간섭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무래도 학교 일에 신경써주시는 학부모들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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