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문화읽기> 인형뽑기 '열풍'..인기 요인과 문제점은?

문별님 작가 2017. 3. 2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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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용경빈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요즘 청소년이나 어른, 너나 할 것 없이 인형뽑기의 매력에 빠진 분들이 참 많은데요.


유나영

오늘은 인형뽑기 열풍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말씀드린 대로 요즘 대세입니다, 말 그대로 인형뽑기. 그런데 이게 청소년만 그렇게 즐기는 게 아니라 어른들도 소소한 취미로 많이 즐긴다고 하는데 일단 그 규모부터 살펴볼까요?


하재근

요즘에 그 인형뽑기가 몇 년 전에도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인형뽑기 기계가 동네 어귀에 한두 개 정도 놓여 있는 그런 수준이었는데 요즘은 그런 수준이 아니라 아예 업소 전체에 다른 건 하나도 없고 오로지 인형뽑기 기계만 놓여져 있는 이른바 인형뽑기방 이런 것들이 지금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상황인데 작년 이맘때, 2016년 1월에 21곳이었다가 8월에 147곳으로 늘어나더니 올해 1월에는 1164곳, 그러니까 1년 사이에 55배 성장했고. 지난 반 년 사이에는 거의 대도시 웬만한 유흥가에는 다 지금 인형뽑기방이 생길 정도로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급속도로 성장한 업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여기에 중년층부터 시작해서 20대, 더 나아가서 방금 말씀하신 대로 청소년들까지 빠져들고 있으면서 급기야 지난 주말에는 무한도전이라고 굉장히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서 멤버들이 서로 게임을 하면서 인형뽑기방에 가서 인형뽑기 게임을 하는 광경도 TV에 나왔습니다. 


용경빈

인기가 굉장히 높고, 다 같이 즐기고 하는 건 참 좋은데 역기능이 있습니다. 부작용이 범죄들이 함께 나타난다는 점인데, 어떤 범죄가 일어났었나요? 


하재근

이게 지금 인형을 뽑으려고 하는데 잘 안 뽑히는 거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화가 나고, 인형은 뽑고 싶고. 그러다 보니까 작년 10월에 20대 여성이 인형뽑기 기계 안으로 들어가서 인형을 꺼내려고 하다가 그 여성하고 그 옆에서 망을 봐준 친구하고 둘이서 특수절도혐의로 입건이 됐고. 올 2월에는 청소년 일당 5명이 4명은 저 기계를 빙 둘러서서 망을 보고 1명은 기계 안에 들어가는 수법으로 인형을 훔치려고 했는데 똑같은 방식으로 동시에 서로 다른 지방도시 두 군데에서 이게 적발이 됐습니다. 이것은 이러한 범죄수법이 인터넷에서 지금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의혹을 갖게 하는 것이고. 그리고 범죄 수법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 기계 조이스틱을 특정하게 조작을 하면 인형을 잘 뽑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조작법이 또 인터넷으로 퍼져 나가면서 올 1월에는 이른바 대전 인형뽑기방 습격사건이라고 해가지고 남성 2명이 한 시간인가 2시간 동안 인형을 2백여 개를 뽑았다고 해서, 특정한 방법을 사용해서. 그게 굉장히 화제가 됐었고. 그 다음에 또 화제가 된 것이 그 인형뽑기방 주인 사장님이 우리 인형뽑기방에서는 이렇게 단시간 안에 수백 개를 뽑아갈 수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 인형뽑기방 기계는 인형을 뽑을 확률이 한 30%정도밖에 안 된다라고 이야기한 겁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어 그렇다면 이거 인형뽑기 기계 확률 조작한 것 아니냐, 확률 조작은 위법인데. 그러니까 사장님이 자기가 위법의혹을 스스로 사는 것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그런 말을 할 정도로 인형뽑기방 업계가 굉장히 혼탁하게 양적으로 굉장히 팽창하면서 뭔가 정리가 안 되는 가운데 10대, 20대가 마구잡이로 지금 빠져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유나영

적은 돈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쉽게 쉽게 접근들을 하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해도 열풍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건 어떤 사회문화적인 요인이 분명히 존재할 것 같아요? 


하재근

요즘에 혼족이 굉장히 많아졌죠. 나홀로 노는 사람들. 인형뽑기가 혼자서 가볍게 놀기에는 조금 적당한 그런 측면이 있는 거고. 그 다음에 한 번 하는 데 500원, 1천 원 이 정도 가격이 저렴하고 진입 장벽이 낮으니까 저렴하게 뭔가 짜릿하게 인형을 뽑을 때 그 순간에 짜릿한 쾌감이 있거든요. 이거 어느 업소에서는 나라를 위한 기쁨이라고 홍보를 하기도 하는데 그 짜릿한 손맛을 저렴하게 할 수 있으니까 불황에 가벼운 주머니 상황일 때 적당힐 할 수 있는 놀이라는 거죠. 그래서 이게 불황형 놀이라고 하는 건데 일본에서도 90년대에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불황이 닥쳤을 때 인형뽑기방 같은 이런 업소가 활황이 됐던 그런 적이 있었고 그 다음에 요즘에 사람들이 굉장히 사회적으로 무력감에 빠졌는데 인형을 뽑아내는 순간 뭔가 작은 성취감, 이런 걸 느끼기 때문에 그런 것도 사람들한테 작은 위로를 준다, 이런 것도 인기의 이유가 되고, 그 다음에 최근에 키덜트 문화. 어른인데도 아이처럼 인형을 좋아하고. 그런 키덜트 문화가 득세하면서 캐릭터 인형의 가치가 굉장히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요즘에 캐릭터 인형 사려고 줄을 서고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저 인형 한 번 따겠다고 사람들이 인형뽑기방에 가서 돈을 만원, 2만원, 3만원, 4만원, 끝없이 쓰고 있는 그런 상황이 돼 버린 겁니다. 


유나영

지금 사실 말씀해주신 상황들만 봤을 때는 그렇게까지 부정적으로 들리진 않는데요. 이게 소소한 사치를 통해 얻는 재미다 보니까 탕진잼이다, 이런 얘기들도 많이 나옵니다. 즉 이게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얘기인데, 도박과 같은 좀 우려심이 들어요. 


하재근

도박과 비슷하다고 볼 수가 있는데 도박의 특징이 이른바 배팅이라고 해서 적은 금액을 걸고 큰 가치를 따려고 하는, 이게 도박의 기본적인 구조죠. 인형뽑기의 구조가 딱 그렇고. 오백원, 천원 넣고 내가 오천원, 만원짜리 인형 뽑아야지, 이런 거니까. 그리고 이게 서서히 여기에 빠져 들어가는 구조도 지난 주말에 무한도전에도 나왔지만 멤버들이 처음에 운이 좋아서 인형을 몇 개를 뽑습니다. 그러니까 자신감을 얻어서 본격적으로 시작을 해서 결국 상당히 많은 돈을 썼지만 인형을 한 개밖에 못 뽑는, 이 구조가 사람이 도박장에 빠져드는 구조하고 매우 흡사합니다. 그리고 또 도박의 특징 중의 하나가 중독. 이게 한 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나 자신을 제어할 수 없다. 이게 중독의 특징인데. 인형뽑기도 굉장히 큰 중독의 특징이 있고. 그래서 가수 현진영 씨도 과거에 자신이 인형뽑기에 중독이 됐었다, 그래서 수천만 원을 인형뽑기 하는 데 썼다, 이런 말을 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보니까 배팅의 특징, 중독성의 특징, 이건 완전히 도박 그 자체인 거죠.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도박성을 가지는 사행 산업이 작년에 전년 대비 7.7%가 성장하고 로또 복권 판매량도 사상 최대, 대학가에도 변종 도박업소가 생겨나고 있고 이런 상황이라고 하는데 이런 시대상하고 맞물려서 인형뽑기방도 성행하는 것이 아니냐, 결국 불황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적은 금액으로 짜릿한 손맛과 큰 가치를 얻으려는 사행심리를 가지고 도박성 게임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 10대까지. 여기에 대해서 굉장히 우리 사회가 우려를 해야 되는 상황까지 온 것 같습니다. 


용경빈

얘기 듣고 보니까 정말 경각심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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