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천자 칼럼] 일본쌀

입력 2017.03.21. 17:33 수정 2017.03.22. 20:50

한국쌀도 꽤 좋은데 왜 일본쌀이 더 맛있다고 할까.

일본쌀은 대부분 90% 이상이다.

일본에선 젊은층 사이에서도 선물용 '큐브 쌀'이 인기를 끈다.

일본쌀은 해외에서도 비싸게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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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한국쌀도 꽤 좋은데 왜 일본쌀이 더 맛있다고 할까. 도쿄나 오사카에선 어느 식당엘 가나 밥맛이 좋다. 편의점도시락 밥맛도 웬만한 우리 식당보다 낫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게 ‘갓 도정한 쌀’로 밥을 짓는 것이다. 일본엔 즉석도정전문점이 곳곳에 있다. 그 쌀로 밥때에 맞춰 갓 지은 밥을 먹는 게 당연히 맛있다. 또 하나는 햅쌀이다. 쌀을 찧은 뒤 7일 후면 산화가 시작되고, 15일이 지나면 맛과 영양이 줄어든다. 수분함량도 16%인 햅쌀 때 맛이 최고다.

우리 쌀은 모양이 온전한 완전미 비율이 8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일본쌀은 대부분 90% 이상이다. 깨지거나 흠이 있는 쌀은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작 방식도 다르다. 우리는 질보다 양을 중시한다. 수확량을 높이려고 질소비료를 많이 준다. 그러면 쌀의 단백질 함량이 늘어나 밥맛이 떨어진다. 일본의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 청무 같은 품종의 질소 사용량은 낮다. 단백질 함량이 적으니 밥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일본은 수확한 벼를 건조하고 저장, 가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단계적인 유통 절차를 밟는데 우리는 대부분 미곡종합처리장에서 품질이나 품종 구별없이 섞는다. 일본은 벼 투입구부터 달리해 섞이는 걸 방지한다. 보관할 때도 그냥 상온이 아니라 기간별로 현미를 저온저장하는 등 품질관리를 철저히 한다. 일본 곡물검정협회는 판매업자의 의뢰를 받아 생산이력과 제조과정 등을 담은 인증서를 발행한다. 이 마크의 소비자 신뢰는 대단하다. 쌀을 구입할 때 가장 먼저 ‘인증’ 마크를 보고 선택한다.

그런데 우린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되는 최종 유통과정에서도 쌀을 섞는 경우도 있다. 상품과 하품을 섞은 채 하나의 상품으로 속여 파는 것이다. 몇 년 묵은 정부미를 햅쌀에 섞은 게 아주 싼 값에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품종의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정부가 일괄구매하는 수매제도도 문제다. 원산지를 속이는 ‘가짜 경기미’ 또한 자주 발각된다.

이러니 밥맛 차이가 크다. 일본에선 젊은층 사이에서도 선물용 ‘큐브 쌀’이 인기를 끈다. 2명이 1회 식사하기 좋은 300g을 주사위 모양으로 진공포장한 것이다. 연인들도 화이트데이에 사탕보다 쌀을 선물하면서 ‘둘이서 쌀밥을 먹자’는 마음을 전한다. 쌀이 좋고 밥맛이 좋은 덕분이다. 일본쌀은 해외에서도 비싸게 팔린다. 홍콩에서는 같은 고시히카리 쌀이라도 미국 캘리포니아산의 1.6배, 중국산의 2.5배에 거래된다. 엊그제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일본쌀 도입 100주년 기념회까지 열렸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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