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개이득①] "개보다 못한 우리집 서열"..아재들의 '착각'

원다라 입력 2017.04.07. 14:25 수정 2017.04.09. 10:07

"우리집에서 저는 토토 다음이에요. 토토가 저만 보고 짖고 보란듯이 안 하던 배변 실수도 해요. 개는 서열이 중요하다던데, 처음 왔을 때 토토한테 얕보인 게 틀림없어요."

신문지를 돌돌 말아쥐고 콧잔등을 때려라, "안돼!"라고 단호하게 외쳐라 등 '혼내기'가 반려견 훈련이 된 이유죠.

그들은 반려견에게 "안돼!"라고 외치기보다 반려견의 주변 환경, 사람이 반려견을 대하는 태도를 먼저 살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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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이득 = '개를 이해하면 득이 된다'는 뜻


"우리집에서 저는 토토 다음이에요. 토토가 저만 보고 짖고 보란듯이 안 하던 배변 실수도 해요. 개는 서열이 중요하다던데, 처음 왔을 때 토토한테 얕보인 게 틀림없어요."

반려견과의 트러블이 있는 가정에서 흔히 하는 말입니다. '서열정리'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반려견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거죠. 하지만 이는 반려견에 대한 근거없는 믿음 중 하나랍니다. 개를 서열의 동물로만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어린아이'에 가깝죠. 신문지를 말아쥐고 콧잔등을 아무리 때려도, 목줄을 거칠게 잡아채도, 사료를 미끼로 서열을 잡아보려 해도 당신의 '악마견'이 '천사견'이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개를 서열의 동물로 정의하게 된 것은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바로 늑대 연구입니다. 당시 진행된 연구에선 인공사육지에 늑대를 가두고 관찰했습니다. 한정된 먹이를 쟁취하고 번식을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관찰한 연구자는 이 과정에서 늑대가 한 번 인지한 서열을 쉽게 바꾸지 않고 이 서열을 바탕으로 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이 연구는 반려견 가정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손쉬운 훈련의 이론적 근거가 됩니다. 개와 늑대가 유사한 유전자를 가졌다는 이유로 늑대는 야생에서, 개는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는 점을 간과한 채 말이죠. 신문지를 돌돌 말아쥐고 콧잔등을 때려라, "안돼!"라고 단호하게 외쳐라 등 '혼내기'가 반려견 훈련이 된 이유죠. 결과적으로 이러한 혼내기는 우리집 '트러블메이커'의 개과천선을 돕지 못합니다.

최근 방송에서 자주 보이는 문제견 방문 해결사들의 모습을 보시면 해법이 보일 겁니다. 그들은 반려견에게 "안돼!"라고 외치기보다 반려견의 주변 환경, 사람이 반려견을 대하는 태도를 먼저 살피죠. 가방 가죽 끈을 놓지 않는 반려견에게는 매를 들기보다 주인이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는 게 낫습니다. 주인의 반응이 없어 흥미가 떨어진 반려견은 해결사들이 무슨 마술이라도 부린 것처럼 순식간에 가죽끈에 잇자국 내기를 스스로 그만두게 되죠. 어린아이와 비슷하죠. 반려견과의 삶을 그리거나 고민하고 있는 당신, 서열은 이제 잊어주세요.
삼성화재안내견학교 박태진 수의사/

▲삼성화재안내견학교 박태진 수의사.


박태진 수의사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현 농림축산검역본부)을 거쳐 1999년 삼성 에버랜드에 입사했다. 동물을 좋아하고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박 수의사는 입사 후 10년간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맹인 안내견 훈련을 담당했다. 현재는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운영 전반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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