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대통령, 변호사 9명중 7명 해임.. 내분?

김정환 기자 2017. 4. 1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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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통보 없이 해임.. 유영하·채명성 변호사만 남아]
- '변호 전략' 두고 내부 갈등
"박 前대통령, 어떤 조언 해도 유 변호사 말만 들으려 해..
유 변호사, 박 前대통령이 듣고 싶은 말만 하는지 의심"
유 변호사측 "다른 변호사들이 변론과 상관없는 행동으로 박 前대통령 신뢰 잃은 것"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9일 변호인단 9명 가운데 유영하(55)·채명성(39) 변호사를 제외한 7명을 해임했다. 해임된 변호사는 그간 박 대통령 측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손범규(51) 변호사를 비롯해 정장현(56)·최근서(59)·위재민(59)·서성건(57)·이상용(55)·황성욱(42) 변호사 등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유영하·채명성 변호사를 제외한 7명을 해임한다는 서류가 접수됐다"며 "유영하 변호사가 (해임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해임된 변호사들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구속 수감된 이후 유 변호사만 접견했을 뿐 다른 변호사들을 만나지 않았다.

유 변호사는 매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3~4시간씩 박 전 대통령을 만났고, 지난주 3차례 검찰 조사에도 입회했다. 유 변호사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신뢰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변호사들이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 접견 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아무런 내용도 알려주지 않고 있고, 연락도 잘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하면서 변호인단 내부 갈등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변호인단 내부 불화의 가장 큰 원인은 '변호 전략'과도 관계가 있다. 변호인단 일각에서 박 전 대통령이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 중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부인할 부분은 부인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 변호사 등은 "검찰이 억지로 엮은 혐의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펴고 있다는 것이다.

해임된 한 변호사는 "최재경 전 민정수석을 비롯해 지금껏 외곽에서 돕던 법조인들이 어떤 조언을 해도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말만 들으려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유 변호사가 법률적인 조언을 하는 것인지, 박 전 대통령이 듣고 싶은 말만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불출석, 검찰·특검 수사에 불응한 것이 모두 유 변호사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유 변호사와 갈등을 빚어온 변호사 7명을 해임함으로써 유 변호사에 대한 신임을 재확인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유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혐의를 조금도 인정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법조계의 관측이다. 또 새로운 변호사를 물색해온 박 전 대통령의 남동생 박지만(59) EG 회장의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 변호사 측 인사는 변호인단 내부 갈등에 대해 "다른 변호사들이 박 전 대통령의 의중과 상관없이 언론 대응을 하거나 변론과 상관없는 행동을 해서 박 전 대통령의 신뢰를 잃은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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