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朴, 변호인단 '불신 해고'..수사-재판에 영향 줄까

표주연 입력 2017.04.1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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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9명 변호인단 중 유영하·채명성 2명만 '생존'
변호인단 갈등 원인 '모르쇠 전략' 계속 유지할 듯
새 변호사 영입 쉽지 않아…"차질 불가피할 것"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간 자신의 변론을 도와준 변호인단을 대거 해임함에 따라 향후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기소를 앞둔 상황에서 이런 판단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은데, 박 전 대통령 측의 법리 대응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이런 극단적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변호인단 '내분'이 심각하지 않았겠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9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유영하, 채명성 변호사를 제외한 다른 모든 변호인들의 해임서를 제출했다.

그동안 공식적으로 활동한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9명이었다. 유영하 변호사를 비롯해 손범규·위재민·정장현·서성건·황성욱·채명성 변호사가 탄핵심판 이전부터 변호인단에 합류했고, 3월 중순 최근서 변호사와 이상용 변호사가 합류하면서 9명으로 늘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들을 대부분 해임하면서 따라 향후 변호인단은 9명에서 2명으로 줄게 됐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검찰 수사와 기소 이후 이뤄질 법원 재판에서 대응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검찰 수사의 칼끝을 막을 경험 있고 보다 무게감 있는 방패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게 마땅치 않다는 문제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 출신의 최근서 변호사 등의 해임은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 뼈아픈 한 수가 될 수 있다.

향후 박 전 대통령은 유 변호사의 변론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39살의 채명성 변호사는 변호인단 중 '막내'였기 때문에 실무를 맡아 처리하는 역할이 유력하다.

이럴 경우 박 전 대통려의 대응 전략은 지금까지와 달라질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증거나 증언을 들이대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전략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유 변호사는 기존 변호인단 내에서도 가장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이다. 유 변호사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대면조사 거부와 '모르쇠' 전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 변호사의 전략과 조언이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현직 대통령 신분을 이용해 검찰과 특검팀의 대면조사를 거부한 것은 오히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사유의 빌미가 됐다.

'모르쇠' 전략의 경우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같은 전략은 변호인단 '내분설'의 원인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 변론에 의존하는 것이 매우 위태로워 보이고 새로운 변호사의 영입이 절실하지만 상황 개선이 마땅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변호사 업계에서 이 사건 수임을 극히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것이다.

특히 변호사 업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 변론은 명예와 보수 모두를 잃는 일이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법원장 출신 변호사를 상대로 수천만원 정도의 보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3개 혐의가 적용돼, 검토해야할 기록만 10만페이지에 달하는 경우 통상적인 보수가 수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10분의1 수준의 보수를 제시한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을 변호하면서 얻을 명예도 크지 않다는 게 문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적폐' 대상으로 몰렸으며, 변호 전략은 유 변호사가 좌지우지하는 상황이어서 누가 됐든 현재 운신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사람을 쓰는 방식이 다시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며 "실력보다 오래 같이 생활한 친분을 위주로 생각하다보니 유 변호사만 남긴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기존 변호인단도 중량감은 적었지만 잘 활용했다면 좋은 변론을 할 수 있었던 변호사들이 좀 있었다고 본다"며 "이제 보수와 명예에 개의치 않고 변호를 맡을 변호사를 제외하면 찾기 어려운 실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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