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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시선집중] "아침 먹고 등교하고 밤에는 자고 .. 정상적인 삶 살고 싶어요"?

배은나 입력 2017. 04. 14. 00:03 수정 2017. 04. 1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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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보호구역 금연 지정 필요
미세먼지 등 오염원 차단 대책을
전문가 못지않게 다양하고 구체적
아동 8600명이 총 1만1303건 제안
의견 반영, 존중하는 공약 마련돼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아동정책?공약 제안 발표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뒷줄 왼쪽부터)과 아동들. [사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 … 19대 대선 후보에게 바라는 '아동 공약'

“비현실 같은 현실은 지우개로 지우고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주세요.” 대한민국 아동들이 “우리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모였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 1~2월 진행한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을 통해서다. 캠페인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만 18세 미만 아동 8600여 명이 참여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측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아동정책·공약에 당사자인 아동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한민국 아동이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을 찾아보는 캠페인을 열었다”고 전했다.

캠페인에는 총 1만1303건의 제안이 도착했다. 교육부터 안전·환경·국가안보 등 다양한 분야의 공약이 줄을 이었다. 이는 10대 분야, 33개의 제안으로 추려졌다. 분야별로 보면 교육·학교 분야의 제안이 5603건(49.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력·안전이 1982건(17.5%), 놀이·여가·휴식이 975건(8.6%), 일자리(아르바이트)가 822건(7.3%), 복지가 648건(5.7%), 아동참여·정치가 378건(3.3%), 환경이 333건(2.9%), 국가안보·외교가 241건(2.1%), 보육이 181건(1.6%), 경제성장·균형발전이 140건(1.2%) 순으로 나타났다.
━ 교육·학교 분야 가장 많은 제안은 전반적인 교육시간 축소(1085건, 19.4%)다. 아침밥을 먹고 등교를 하고, 힘들 때는 쉬고, 밤에는 잠을 자는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다며 이를 위해 ▶전국 초·중·고 9시 등교제 도입 ▶야간자율학습 폐지 및 숙제 축소 등의 방안을 내놨다. 홍윤지(17·경기)양은 “공부시간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 시간이 없어 저녁밥은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랑 주먹밥을 먹는데 혼자서 먹을 때가 많아 외롭다. 나처럼 이렇게 사는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호소했다.

사교육 축소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741건, 13.2%), 차별 없이 공부하고 싶다는 제안(715건, 12.8%)도 있었다. 이를 위해 ▶고교의무교육 및 초·중·고 무상교육 실시 ▶전국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학습준비물과 체험활동비 지원 등을 제안했다.

━ 안전·폭력 분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을 근절 시켜 달라는 목소리(778건, 39.2%)가 높았다. ▶아동 성범죄 및 아동음란물 강력규제 ▶아동 대상 범죄 가중 처벌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제안(438건, 22.1%)과 교통사고·범죄·담배로부터 아동을 지켜달라는 제안(680건, 34.4%)도 있었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전수조사 및 신호등 설치 ▶교통법규 강화 및 관리감독 강화 ▶가로등 및 CCTV 확대 설치 ▶위험지역 순찰강화 ▶전국 어린이 보호구역 금연구역 지정 등이 꼭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재난·안전사고 대책 마련에 대한 제안(86건, 4.3%)도 눈에 띄었다. 노은정(11·충북)양은 “세월호처럼 언니·오빠·동생들이 죽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 놀이·여가·휴식 분야 마음껏 뛰어 놀 놀이공간을 확대해달라는 목소리(685건, 70.2%)가 높았다. ▶동네 및 학교 놀이터 수 확대 ▶전국 놀이터 안전 점검 및 신속한 개·보수 ▶문화·여가시설 확대 등을 제안했다.

놀이시간 확대에 대한 제안(218건, 22.4%)도 있었다. 아동은 물론 부모의 여가시간을 보장해 달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정현도(11·대전)군은 “엄마·아빠가 퇴근이 너무 늦어서 같이 밥을 못 먹는다. 부모님이 ‘칼퇴’ 하셨으면 좋겠다”고 원했다. ▶놀이시간 보장 및 확대 ▶부모 및 보호자 정시퇴근 및 휴일보장 등도 제안했다.

━ 아르바이트 분야 최저시급 인상(396건, 48.2%)과 근로환경 개선(142건, 17.3%)에 대한 제안이 주를 이뤘다. 이를 위해 ▶아르바이트 최저시급 인상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기회 확대 ▶청소년 근로자 최저시급 보장 ▶아르바이트 현장 안전점검 및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복지 분야 빈곤·소외가정 및 아동복지시설의 지원을 확대(469건, 72.4%)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지원되는 돈이 겨우 밥만 먹을 정도 같다며 평범한 아이들처럼 생활하기 위해서는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육원에서 사는 박채윤(18)양은 “우리는 초등학생 1만원, 중학생 2만원, 고등학생 2만5000원으로 한 달을 사는데 물가가 많이 올라 이 돈으로는 30일을 버티기가 힘들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지원이 끊긴다고 해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아동참여·정치 분야=정치 참여(309건, 81.7%)에 대한 제안이 주를 이뤘다. 이를 위해 ▶만 18세 투표권 보장 ▶정치교육 확대 ▶정당 활동 연령 하향 등을 피력했다.

━ 환경 분야 쓰레기 문제 해결(170건, 51.1%)과 공기오염 문제 해결(163건, 48.9%)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미세먼지, 자동차 가스 등 공기오염원 관리 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

━ 국가안보·외교 분야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의견(110건, 45.6%)이 주를 이뤘다. ▶국가안보 및 외교 강화 ▶역사문제 및 위안부문제 해결 등을 제안했다. 다음으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85건, 35.3%), 군대기간 축소 및 환경 개선(46건, 19.1%) 제안이 뒤를 이었다.

━ 보육 분야 가장 많았던 제안은 보육지원확대(150건, 82.9%)다. 아이를 엄마·아빠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도 함께 키워 달라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국공립 보육기관 및 공공 보육서비스 확대 ▶보육비 및 양육비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전지호(17·경남)양은 “어렸을 때부터 맞벌이 가정에서 자랐는데, 대부분의 문제를 혼자 해결하느라 많이 힘들었다”면서 “어두운 집에서 부모님이 올 때까지 안전을 위협 받으며 혼자 지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국가에서 돌봄기관을 확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출산 후에 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31건, 17.1%)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출산 및 육아휴직 확대 ▶저출산 문제 해결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다훈(18·울산)군은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쓰면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게 되고, 또 아예 쓰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어떻게 아이를 키울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 경제성장·균형발전 분야 140건의 제안 중 지역 격차 해소에 대한 것이 눈에 띄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아동들이 어느 정책전문가 못지않게 다양하고 세부적인 공약 제안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어린이가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의 의견을 반영하고 존중하는 공약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캠프에 보고서 전달 … 대선 후보들 "최대한 반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전국에서 도착한 1만1000여 개의 의견을 담아 ‘대한민국 아동이 제안하는 19대 대선 아동 공약’ 보고서를 제작했다. 그리고 대선 공약을 수립하는 각 당의 정책위원회 및 주요 대선 주자 캠프에 전달, 면밀한 검토 및 공약 반영을 지속해서 요청했다.

아동이 제안한 10대 분야 33개 제안에 대해 각 대선 후보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이후에도 후보자들의 최종 공약에 아동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미래에서 온 투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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