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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출산율대로 가면 .. 이슬람교인, 2060년엔 그리스도교인과 같아진다

이경희 입력 2017. 04. 15. 01:02 수정 2017. 04. 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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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기준 세계 종교 집단 비율
그리스도교 31, 이슬람교 24, 불교 7%
이슬람교인 출산율 높고 사망률 낮아
불교도는 출산율 낮아 갈수록 감소

━ 변화하는 세계 ‘종교 인구 지형’

출산율 감소로 걱정하는 건 비단 우리나라만은 아닌 듯하다. 서방 세계에서도 인구 감소를 걱정한다. 국경이 아니라 ‘종교 인구’라는 큰 틀에서다. 가치중립적인 글로벌 연구소 ‘퓨 리서치 센터(www.pewforum.org)’가 최근 ‘세계 종교 인구 지형의 변화’ 보고서를 내놨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의 외신은 보고서를 인용해 "늦어도 2035년이면 이슬람교(시아파·수니파 등 포함) 여성이 낳는 신생아 수가 그리스도교(개신교·가톨릭·정교회 등 포함) 여성의 신생아 수를 능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35년 아기 울음소리 이슬람교>그리스도교=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세계 인구 약 73억 명 가운데 각 종교 집단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리스도교(31.2%), 이슬람교(24.1%), 무교(16%) 순이다.<표 참조> 하지만 세계 인구가 96억 명으로 늘어나는 2060년에는 그리스도교(31.8%)와 이슬람교(31.1%)가 동급이 될 전망이다. 즉 2060년이면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인구와 거의 같아진다. 연구소는 2060년 이후의 예측은 내놓지 않았다.

자료=퓨 리서치 센터 ‘세계 종교 인구 지형의 변화’ 보고서
퓨 리서치 센터의 수석 연구원이자 인구학자인 콘래드 해키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그리스도교는 문자 그대로 죽어가고 있다. 대세는 아프리카로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2010~2015년 사이에 유럽의 42개국 중 24개국에서 그리스도교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질렀다. 반면 출산율이 높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 모두 세를 불리고 있다.

자연증감을 제외한 ‘개종 전쟁’의 승자는 무신론자·불가지론자 등을 포괄한 ‘무교’다.

퓨 리서치 센터 보고서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그리스도교 800만 명, 불교 신자는 37만 명이 떨어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대다수(757만 명)는 무교로 흡수될 전망이다. 무교는 최근 5년 사이에만 자연 증가(2600만 명)와 개종(800만 명)을 포함해 3400만 명가량 늘었다. 하지만 무교가 전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교의 근거지가 중국·일본 등 출산율이 낮은 지역이라서다.

불교 인구의 위축도 눈에 띈다. 세계 거의 모든 종교가 서로 비중을 다퉈가며 세를 불리는 반면, 불교만 절대 인구가 감소해 2015년 5억 명에서 2060년 4억6200만 명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1000만 명이 넘던 불교 인구가 2015년 760만 명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불교계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종교는 1985년 이후 10년 주기로 조사해왔는데, 개신교(960만 명)가 불교를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 인구총조사과 이재원 과장은 “한국에서는 모든 종교가 그렇지만 불교가 특히 고령화가 심각해 타격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50~79세에서 불교 인구가 개신교를 능가하지만 49세 이하 전 연령층에서 개신교가 큰 폭으로 앞질렀다. 특히 19세 이하에서만 개신교 신도가 불교 신도보다 총 140만 명 더 많았다.

한국의 무교(56.1%) 비율이 과반수를 넘어선 것 역시 통계청 조사 이래 최초다. 54세 이하 전 연령층에서 무교 인구가 더 많았고, 연령이 낮을수록 그 비율은 더 높아졌다.

◆종교 전쟁의 핵심은 나이와 출산율=이슬람 여성의 출산율은 2.9명, 그리스도교 여성은 2.6명으로 전 세계 평균 출산율(2.4명)을 능가한다. 반면 불교와 무교 여성의 출산율은 1.6명에 그친다. 또한 이슬람 나이의 중앙값(중간연령)은 24세, 힌두는 27세로 전 세계 인구의 중간연령(30세)보다 젊다. 세력이 쪼그라들고 있는 불교와 유대교는 중간연령이 각각 36세와 37세다. 결국 종교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건 연령과 출산율이라는 것을 데이터가 보여주는 셈이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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