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인구절벽' 위기 내몰린 대한민국, 뾰족한 해법이 있을까?

김현주 입력 2017. 4. 16. 05: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이른바 ‘인구절벽’ 현상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해 개인의 부양 부담은 크게 증가하고, 국가의 경쟁력은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울러 사회전반에 걸쳐 매우 큰 변화도 예상됩니다. 노년층 인구 증가로 인해 노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며, 정부 정책도 자연스럽게 고령층을 중심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반면 부양의무의 부담만 커진 청년층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입니다.
보통 인구구조의 변화는 세금과 복지 문제, 일자리 정책과 결혼·출산 대책, 교육과제 등 대부분의 정부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그런 점에서 작금의 인구절벽 문제는 한국사회의 명운이 걸린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구절벽 문제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인식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인구절벽 위에 놓인 위기의 한국사회, 과연 뾰족한 해법이 있을까.

10명 중 9명은 인구절벽 현상이 우리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전체 85.9%는 벌어들이는 소득 중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대 갈등에 대한 우려도 커, 상당수가 인구절벽으로 인해 세대 갈등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향후 우리 삶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사회구조적 변화를 앞두고,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는 1차 베이비부머(1955년~1964년생)와 2차 베이비부머(1965년~1974년생), 1차 에코부머(1975년~1984년생)와 2차 에코부머(1985년~1997년생) 세대로 구분해 각각 500명씩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인구절벽 현상에 대한 인식평가를 실시했다. 전반적으로 인구절벽이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는 부족했으나, 인구절벽 현상이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조사 이전에 인구절벽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고, 그 내용도 잘 알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 34%에 불과했다. 3명 중 1명만이 눈앞으로 다가온 인구구조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1차 베이비부머(36.6%)와 1차 에코부머(36.2%)의 인지도가 좀 더 높은 편이었다.

그에 비해 36.9%는 용어만 들어봤을 뿐 내용은 잘 몰랐다고 응답했으며, 10명 중 3명(29.2%)은 아예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인구절벽 현상이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들었다는 응답의 경우 1985년생 이하 2차 에코부머(37.6%) 세대에게서 많은 편으로, 젊은 세대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명 중 9명 "인구절벽 현상, 자신의 삶에도 직간접적인 영향 끼칠 것"

그러나 인구절벽이라는 용어에 대한 인지여부와 관계없이 한국사회의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물론 개인에 따른 견해차는 있었으나, 전체 10명 중 9명은 인구절벽 현상으로 인해 개인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금까지는 인구문제가 자신의 생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구체적이진 않더라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절반 가량(52.9%)으로 가장 많았다.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사회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23.2% 수준이었다.

이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개인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어느 정도까지 영향이 있을진 잘 모르겠다는 의견도 16%로 적지 않았다. 반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내 삶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은 단 5%에 그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구절벽 현상으로부터 개인의 삶이 자유로울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71.2% "고령층의 정치적 영향력 더욱 커질 듯"

각 분야별로 인구절벽 현상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살펴본 결과, 실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구절벽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리사회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우선 정치 분야의 변화로는 고령층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전체 10명 중 7명(71.2%)이 노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바라본 것으로,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년세대가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게 될 경우 정치인들이 젊은 세대보다는 노년 세대를 위한 정책을 많이 펼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1차 베이비부머 세대 이하 연령대에서 이같은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에 비해 젊은 세대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게 될 것이라는 의견은 4명 중 1명(24.4%)에 불과해 대부분 고령층이 정치적으로 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정부 정책 가중치, 당장의 현실 vs 다가오는 미래…세대별 의견 엇갈려

다만 정부의 정책이 당장의 현실과 다가오는 미래 중 어느 쪽을 더욱 중시할지에 대해서는 세대별로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중장기적인 계획보다 지금 당장의 현실을 위한 정책이 더 큰 지지를 받을 것 같다는 의견(50.9%)과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미래를 위한 정책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47.2%)는 의견이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젊은 에코부머 세대들은 당장의 현실을 위한 정책, 즉 노년세대를 위한 정책이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의견을 좀 더 많이 가진 반면,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오히려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자의 세대가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는 정치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이를 통해 향후 세대갈등이 더욱 고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볼 수 있었다.

◆"노인 위한 복지 늘어날 듯" 73.1% vs "젊은 세대 위한 정책 많아질 것" 44.7%

복지정책에 대한 인식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전체 73.1%가 인구절벽 현상으로 인해 노인을 위한 복지가 늘어날 것 같다고 바라본 데 반해 젊은 세대를 위한 복지정책이 늘어날 것 같다는 의견(44.7%)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고령화와 함께 정치의 중심이 노년세대로 이동하는 것처럼, 복지정책 역시도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고령층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인식이 크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특히 젊은 층인 에코부머 세대의 경우 노인을 위한 복지가 늘어날 것 같다는 의견이 매우 많고,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복지정책이 많아질 것 같다는 기대는 상당히 적어 젊은 층의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우려를 엿볼 수 있었다.

◆생산인구 급감 예상…해외인력 유입에는 부정적

현재 몸 담고 있는 직업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10명 중 3명(31.9%)은 자신의 현재 직업이 인구절벽 현상으로 미래에는 쓸모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으나, 오히려 더욱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26.5%)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정년은퇴가 눈 앞으로 다가온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직업이 쓸모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실제 직업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최근 서울의 한 산모건강증진센터에서 임신부들이 산후조리원 시설을 둘러보고있다.

생산인구의 급격한 감소 현상이 나타나면서 해외로부터의 인력유입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전체 85.5%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다문화 이주민들에 대한 편견이 많다고 느끼고 있었다. 여전히 다른 민족과 인종에 대한 포용적인 태도를 찾아보기가 힘든 것으로, 모든 세대에서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또한 장기적으로 이민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데 35.9%만이 동의했으며, 인구절벽 문제를 해외동포 유입이나 제3세계 인력의 유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도 20.8%에 머물렀다. 특히 일자리 문제에 민감한 에코부머 세대가 장기적인 이민자 수용과 해외동포 및 제3세계 인력의 유입에 동의하지 못하는 태도를 훨씬 강하게 보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