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겨레

보육이 '무서운 고통'이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17. 04. 23. 09:36

기사 도구 모음

지난 한달 반 동안 페이스북 '엄마정치'(www.facebook.com/groups/political.mamas)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주제는 바로 보육 정책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보육 시스템에 대한 엄마들의 분노와 불만이 이미 정점에 이른 상황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대형 단설 유치원 설립 자제' 발언은 마른 들판에 불씨를 던진 격이었죠.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한겨레]

태어난 지 24일째 되던 날(2015년 3월6일)의 두리. 두리 아빠 사진가 점좀빼

“연년생을 독박으로 키우면서 친정엄마, 시댁, 돌보미 사이트, 돌보미 파견회사, 시간제 보육, 아이사랑돌보미, 어린이집 등 도움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이용해본 것 같습니다.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온몸이 피곤하다고 쉬고 싶다고 울부짖을 때는 ‘내가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날까…’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페이스북 ‘엄마정치’에 올라온 글)

지난 한달 반 동안 페이스북 ‘엄마정치’(www.facebook.com/groups/political.mamas)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주제는 바로 보육 정책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보육 시스템에 대한 엄마들의 분노와 불만이 이미 정점에 이른 상황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대형 단설 유치원 설립 자제’ 발언은 마른 들판에 불씨를 던진 격이었죠.

지난 17일 안 후보는 ‘한마디로 유치원을 공교육화하겠다는 것, (초등학교처럼) 사립인지 공립인지 부모 입장에서 큰 차이가 없게 된다’고 해명했고, ‘사립·공립 차이 없다’는 발언은 또 한번 엄마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안 후보의 마지막 해명 발언은 사실 엄청난 선언입니다. 초등학교 교사는 사립과 공립 간에 급여·처우·신분이 동등하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 큰 차이를 못 느끼는 겁니다. 그러나 국공립 유치원 교사는 연봉도 사립 유치원 교사보다 많고, 각종 공무원 수당을 받고, 나중에 공무원 연금도 받습니다. 즉 공무원 신분인 거죠. 하지만 사립 유치원 교사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차이와 선호가 생기는 겁니다.

안 후보의 발언이 사립 유치원 교사에게 공무원 수준의 처우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라면, 그거야말로 보육 문제의 핵심을 꿰뚫었다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안 후보는 애초 사립 유치원 교육자 대회에 참석해서 ‘사립 유치원의 독립운영을 보장하겠다’고 했으니, 사립 유치원의 공교육화를 처음부터 구상한 것 같진 않지만 말입니다.

어린이집 문제도 본질은 같습니다.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하고도 폭행사건 보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어린이집 교사의 처우가 절대적으로도 상대적으로도 현저히 낮기 때문입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와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가 똑같이 소중하다면,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의 노동은 똑같은 가치로 인정받아야 하고 같은 신분과 같은 처우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교사 자질 문제도 논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