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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시민의 선택]"미세먼지 중국에 책임 묻겠다"는 후보들..한국 기초연구 부족해 압박 실효성 낮아

송윤경 기자 입력 2017.04.24. 22:44 수정 2017.04.25.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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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내놓은 공약 중 하나가 ‘중국에 책임을 묻는 외교’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중국에 할 말 하겠다”(안), “이제 중국에 책임 따져야 할 때”(홍)라면서 단시일 내의 압박을 강조했다. 다른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중장기적 접근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기술교환·정보공유와 함께 미세먼지를 한·중 정상회담에서 다루겠다고 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한·중·일 환경협약과 사무국 신설을,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한·중·일 환경정상회의체를 공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부 후보들의 약속대로 당장 중국에 책임을 따지기엔 한국의 기초연구가 부실하다고 지적한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논문을 내고 논리를 개발하는 등의 ‘학술적 정치’ 수준이 한국은 빵점이고 중국은 200점인데 어떻게 당장 압박할 수 있겠느냐”(임영욱 연세대 교수)는 것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한국 미세먼지의 중국 등 국외 영향이 30~80%에 이른다고 발표해 왔지만 이 통계는 ‘국내 발표용’에 가깝다.

임 교수는 “최대 80%까지 중국 영향을 받는다는 정부 통계는 극히 일부 조사를 취합한 것으로 중국에는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한국은 중국 탓만 했지 이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다루는 국제적 연구를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세먼지 등을 다루는 환경과학·환경공학 연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자랑한다.

국제학술지 등록 논문의 국가별 통계를 산출하는 SJR에 따르면 중국의 환경과학·환경공학 분야 논문 수(1996~2015년)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각각 4만314건, 3만8766건)다. 같은 기간 한국의 논문 수는 각각 4200건, 6109건이었다. 최대 10배 남짓이다. 심지어 이 분야 중국 논문 수는 2010년대 들어 미국마저 초월했다. 한국의 미세먼지 피해 얘기가 나올 때마다 중국 외교부가 “과학적 입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배짱을 보인 데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김동술 경희대 교수는 “한국은 국내의 미세먼지 배출원 조사조차 충실히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환경은 단기간의 재원 투입으로 성과가 나오는 분야가 아닌 만큼 10년은 바라보고 기초연구에 투자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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