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육곰들 '중성화' 수술 받은 이유는
80년대 중반 국제협약으로 웅담 수출 막혀
2005년 전국 1454마리까지 불어나 '골치'
정부, 사육곰 안 늘도록 중성화 수술 지원
곰 660마리 수술.. 3년째 새끼 안 태어나
녹색연합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말 환경부가 국내 36개 곰 사육농가 중 마지막 농가와 합의해 중성화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
사육 곰은 지난 81~85년 모두 493마리가 국내에 수입됐다. 곰을 키워 도축해 웅담을 채취하고 웅담을 수출해 농가의 소득을 올릴 계획이었다. 수입된 곰이 새끼를 낳으면서 숫자가 불어났으나 80년대 중반 멸종위기 야생 동물의 국제 거래를 규제하는 국제협약이 체결되면서 곰 수출이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아직도 도축을 기다리는 660마리 사육 곰의 문제가 남아있다. 환경부 노희경 생물다양성과장은 "모든 곰의 DNA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 상태다. 앞으로도 사육 곰에 대한 모니터링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연합 배제선 자연생태팀장은 "30년 이상된 낡은 사육시설은 곰 우리의 철근이 삭아 곰들이 쉽게 탈출할 수 있다. 안전 확보를 위해 시설보완 등 농가에 대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녹색연합과 함께 국내 사육 곰 문제 해결에 노력해온 국제동물보호단체 '세계동물보호'(World Animal Protection, WAP)는 중성화 사업을 완료한 데 대해 한국 정부와 녹색연합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WAP 야생동물 캠페인 매니저 카란 쿠크레자는 "한국의 성과는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결과다. 끔찍한 환경에 놓여있는 전 세계 많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문제 해결에 국제적 귀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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