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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회사는 아줌마를 원하지 않는다" 중기청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교재 논란

김원진 기자 입력 2017. 05. 07. 14:35 수정 2017. 05. 0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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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소기업청 산하 공공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사설 교육기관에 위탁해 폐업한 소상공인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인 ‘희망리턴패키지’ 과정에서 쓰인 교재에 ‘회사는 아줌마를 원하지 않는다’, ‘여성은 책임감이 덜하고 목표의식이 부족하다’ 등의 여성혐오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해당 기관에 시정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7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경기도 고양 지역 ㄱ능력개발원의 희망리턴패키지 재기교육 자료집을 보면 ‘섹션3-성공 마인드를 바꿔야 진정한 생존자가 될 수 있다’ 중 ‘#19 회사는 아줌마를 원하지 않는다’라는 부분이 있다.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진행 중인 ‘희망리턴패키지’ 교육 교재 중 여섬혐오적 내용이 담긴 부분. 독자 제공

‘#19 회사는 아줌마를 원하지 않는다’에서는 ‘왜 같은 값이면 남성일까?’라는 질문을 던진 뒤 ‘일반적으로 여성은 책임감이 덜하고 목표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직의 능률과 생산성을 저하시키기 때문’, ‘어느 때는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고, 어느 때는 약자에 대한 배려를 요구하는 이중적인 모습의 여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해당 능력개발원에서 희망리턴패키지 재기교육을 수강했던 김모씨는 “사적인 자리에서 중년 남성들이 ‘여자랑 일하기 힘들다’는 발언을 종종 하는데, 이 같은 여성혐오적 발언이 공적인 교재에 담겨 있어서 불쾌했다”며 “국가기관의 위탁으로 진행되는 교육의 교재에 여성혐오적 내용이 버젓이 담긴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희망리턴패키지는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폐업 예정인 소상공인의 임금노동자 전환·정착 지원을 돕기 위해 진행 중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는 지역별로 전국 18개 사설 교육업체에 외주를 맡겨 재기교육을 진행한다.

희망리턴패키지 교육 프로그램에는 ‘사업정리컨설팅’과 ‘재기교육’이 포함돼 있다. 논란이 된 교재는 경기도 고양 지역을 담당한 사설 ㄱ능력개발원에서 진행한 재기교육에서 사용됐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사설 기관에 위탁해 희망리턴패키지 과정을 진행하면서 교재 감수 등에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교재에는 여성혐오적 내용뿐만이 아니라 ‘상사와 회식 장소에서 운명이 결정된다’, ‘웃고 떠드는 회식도 업무의 연장’, ‘회식이 나에게 주는 것 -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의 질을 담보’, ‘상사와 맞서려면 회사를 떠날 각오를 하라’, ‘새 CEO가 올 때 휴가 가지 마라’ 등의 왜곡된 조직 문화를 강조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7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전국 18개 희망리턴패키지 교육 위탁기관 중 교재를 만들어 교육을 진행 중인 7개 기관의 교재를 전수조사 했을 때 ㄱ능력개발원의 교재에서만 문제가 발생했다”며 “향후 공단에서 실사를 나가 18개 기관의 교육 교재를 모두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며, 문제가 된 ㄱ능력개발원에는 시정조치 내릴 예정이다. 또, ㄱ능력개발원은 성별에 따라 차별적 내용 기재를 금지한 자체 평가 기준에 따라 이번 논란을 다음 평가에 반영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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