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 금빛 청소견 '골드'

제주CBS 문준영 기자·김형준 대학생기자 입력 2017. 5. 8. 09:39 수정 2017. 5. 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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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쓰레기 줍는 개 '골드'를 보고 탄성을 자아냈다.

김 씨가 제주시 도두동 해안도로에서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면서 골드는 바다와 더욱 가까워졌고, '쓰레기 줍는 개'로 유명세를 탔다.

김 씨는 쓰레기를 물어오는 골드가 기특하지만, 한편으로는 제주 환경 걱정에 마음이 쓰인다.

골드가 쓰레기 때문에 더 이상 바다에 뛰어들지 않길 바란다는 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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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호해수욕장 바다쓰레기 치우는 골든리트리버
5일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인근 방파제에서 쓰레기를 물어오는 골드. (사진=김형준 대학생 기자)
"지금 개가 바다로 뛰어든 거예요? 쓰레기 주우러?"

지난 5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쓰레기 줍는 개 '골드'를 보고 탄성을 자아냈다.

견주 김수철(56) 씨는 "골드가 어렸을 때부터 물에 들어가 쓰레기를 물어왔다"며 골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빈 페트병을 발견한 골드는 또다시 물 만난 고기처럼 바다로 뛰어들었다.

김씨가 골드를 만난 건 지난 2013년.

동호회 후배가 자신이 기르던 골든리트리버가 새끼를 낳았다며 키워줄 것을 부탁했다. 그때 연이 닿은 게 지금의 골드다.

5일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김수철씨와 골드. (사진=김형준 대학생 기자)
하지만 지금의 골드는 김 씨에게 두 번째 반려견이라고.

"1997년 제주의 정신지체 장애시설에서 맹인안내견이던 골든리트리버 한 마리를 관리하게 됐어요. 봉사활동을 하러 갔었는데 맹인 분이 돌아가셔서 개를 맡을 사람이 없었거든요. 당시 그 개 이름이 골드였어요."

김 씨와 같이 살게 된 맹인안내견 골드는 김씨 옆에서 3m 이상 떨어지는 법이 없었다. 식당에 가도 김씨가 나올 때까지 밖에서 묵묵히 기다렸다. 목줄이 필요 없었던 똑똑한 개였다.

"제가 원래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골드를 만났을 때 '반려견'이라는 단어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골드의 충정심은 인간 이상이었습니다."

5일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김수철씨와 골드. (사진=김형준 대학생 기자)
8년여 동안 김 씨와 함께 했던 골드는 지난 2005년 세상을 떠났다. 이후 김 씨는 더 이상 반려견을 기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서울 등에서 사업을 하며 골드를 잊으려 애썼다. 그러다 후배의 권유로 지금의 골드를 만나게 됐다.

"지난 2013년 여름 골드를 분양받았어요. 골드가 어렸을 때 다른 개와 다르게 물에 막 들어갔어요. 한 번은 바다에 들어가서 쓰레기를 주워왔는데 제가 막 칭찬을 해줬어요. 그때부터 바다에 뭐가 떠 있으면 가져오더라고요."

김 씨가 제주시 도두동 해안도로에서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면서 골드는 바다와 더욱 가까워졌고, '쓰레기 줍는 개'로 유명세를 탔다.

김 씨는 쓰레기를 물어오는 골드가 기특하지만, 한편으로는 제주 환경 걱정에 마음이 쓰인다.

"요즘 골드가 물어오는 쓰레기를 보면 가끔 외국어가 적힌 것들이 보이는데요. 아마 멀리서 떠내려 온 쓰레기가 아닐까 싶어요. 청정 이미지로 알려진 제주 해안이 걱정될 수밖에 없죠."

곧 다가오는 제주의 여름.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관광객과 도민들이 많이 찾으며 해양쓰레기가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바다로 향하는 골드. (사진=김형준 대학생 기자)
골드가 쓰레기 때문에 더 이상 바다에 뛰어들지 않길 바란다는 김 씨. 김 씨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바다에 뛰어드는 골드.

김 씨는 "바다에 양심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CBS 문준영 기자·김형준 대학생기자] jej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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