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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어린이집 늘렸더니 '세금 도둑' 판친다

김봉수 입력 2017. 05. 16. 07:48 수정 2017. 05. 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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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 힘들다고 해서 공공보육을 활성화시켰더니 그 틈을 탄 세금 도둑이 판을 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구립어린이집 원장이 운영비를 횡령해 반찬거리와 비데ㆍ정수기를 구입하는 등 수년간 1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B원장은 지인 소유 업체등을 통해 사지도 않은 물건을 산 것처럼 하거나 수량ㆍ액수를 부풀려 실제 구매가보다 더 많은 돈을 결제한 후 차액을 현금ㆍ문화상품권으로 받는 수법으로 운영비를 횡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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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수년간 공금 1억원 횡령한 구립어린이집원장 수사 의뢰..공공보육 투자 활성화 빈틈 노린 도덕적 해이 '극심'
어린이집(해당 사진은 본 사건과 관계 없음).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아이 키우기 힘들다고 해서 공공보육을 활성화시켰더니 그 틈을 탄 세금 도둑이 판을 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구립어린이집 원장이 운영비를 횡령해 반찬거리와 비데ㆍ정수기를 구입하는 등 수년간 1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최근 몇년새 국공립어린이집을 크게 늘리면서 감시ㆍ감독의 눈이 소홀해진 틈을 타 비슷한 사례가 또 있을 것으로 보고 민간전문가 등을 동원해 합동 점검에 나섰다.

16일 시에 따르면, 서울 소재 A구립어린이집 B원장은 지난 수년간 생활비 등으로 총 1억100만원의 예산을 횡령했다가 지난 3월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조사에서 적발됐다. B원장은 지인 소유 업체등을 통해 사지도 않은 물건을 산 것처럼 하거나 수량ㆍ액수를 부풀려 실제 구매가보다 더 많은 돈을 결제한 후 차액을 현금ㆍ문화상품권으로 받는 수법으로 운영비를 횡령했다. 운영비로 써야 할 법인 카드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비데ㆍ정수기를 구입하거나 심지어 식자재를 사기도 했다.

실제로 출장을 가지도 않았거나 또는 사적인 용무의 외출을 출장으로 기재해 여비를 부당수령하는 수법도 썼다. 그러면서도 보육교사들의 출장 여비는 대중교통요금만 지급하거나 가로채기까지 했다.

학부모들에게 돈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현장 학습비ㆍ사진 인화비 등을 법인 카드로 먼저 결제한 후 돈을 받으면서 실제 금액보다 더 많이 받아 챙기는 수법이었다. 이럴 때는 자신의 어머니의 계좌로 돈을 보내달라고 하거나 교사들에게 받아 오라고 시켰다. 교사 및 종사자들에게 명절ㆍ생일 수당으로 상품권을 주겠다면서 구매한 후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챙기는 일도 있었다.

B원장은 공금 횡령을 은폐하기 위해 영수증ㆍ거래명세표 등을 위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는 전산영수증 용지를 가짜로 출력해 진위여부를 가릴 수 없도록 정교하게 위조하기도 했고, 지급조서 등에 사용하는 도장도 조합기로 조립해 가짜로 날인하는 수법을 썼다.

이같은 사례가 적발되자 시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B 원장을 대기 발령하고 보육료 횡령ㆍ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뢰 의뢰한 상태다. 특히 16일부터 26일까지 국공립어린이집 48개소에 대한 운영비 사용실태 감사에 들어가는 등 투명성 제고에 나섰다. 이번 감사에는 서울시와 자치구의 감사ㆍ보육담당 공무원, 서울시공익감사단의 민간전문가 등 54명이 참가한다. 시는 이번 감사를 통해 A 구립어린이집과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추가 확인할 계획이다.

최정운 시 감사위원장은 "이번 점검을 통해 공통으로 지적되거나 불합리하다고 나온 사항에 대해선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며 "현재 마련 중인 어린이집 종합관리방안에도 지적 사항을 포함시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박원순 시장 취임 후 높은 공공보육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올해만 1650억원을 투입해 국공립 어린이집 300개소를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관리 감독 소홀과 도적적 해이 등으로 부실·비리 등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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