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씨의 #소소한_취미생활] <18>독신자의 사치, 집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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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이란 말이 유행하기 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혼술은 일상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혼술이란 단어는,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마시고 결국 거나하게 취해야만 술을 먹은 걸로 간주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용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 전 집에 쟁여둔 술을 긁어모아 봤더니만 참 여러 종류가 있더군요.
찰랑거리는 술 위로 달이 떠오르는 느낌의 술잔&술병 세트와 전동 와인오프너는 제가 아끼는 주구(酒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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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혼술, 그 중에서도 집술을 좋아합니다. 10여년 전 입사할 때만 해도 저는 술맛을 몰랐고 주량도 미미했습니다. 주량으로 근성을 증명해야 했던 견습기자 시절 숱하게 소맥 폭탄주를 들이붓고 토하길 반복했더랬죠. 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롬(인질이 납치범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괴악한 현상) 같은 걸까요. 몇 년 지나니 즐거운 금요일 저녁 가족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자발적으로 술을 찾을 정도로 술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왠지 좀 슬픈 느낌이 드는데 제 착각이겠죠?
하지만 여전히 소주와 국민맥주 2종(···)은 싫습니다. 맛이 없거든요. 그리고 양주도 싫습니다. 좀 비싸다는 맥켈란도 억지로 마셔봤지만 주방세제 퐁퐁을 마시는 듯한 느낌뿐.
대신 그 외의 술은 거의 잘 마십니다. 얼마 전 집에 쟁여둔 술을 긁어모아 봤더니만 참 여러 종류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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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맥주는 광화문의 한 주류 판매점 사장님이 추천해주시길래 사 보았습니다. 병당 1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경험치를 높여보자는 자기합리화와 함께 지갑을 열었죠. ‘올드 라스푸틴’까진 마실만했지만 ‘카스틸 동커’는 상당히 매니악한 맛이었고, 두 모금 마시고 버렸다고 합니다(OTL).
그리고 또 얼마 전 사들인 술이 막걸리인 ‘복순도가’입니다. 어디선가 마셔보고 맛있어서 6병들이 세트를 사들여버렸습니다. 스파클링 와인처럼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오는 막걸리인데, 단맛과 알코올 느낌은 적되 적당히 신 맛이 상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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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배추도사라면 안주는 무도사입니다. 맛있는 술을 마실땐 안주도 갖춰줘야죠. 가볍게 먹을땐 생양배추나 과일 정도만 챙깁니다. 명란 마요네즈에 찍어 먹어주면 맛있습니다. 가끔 마른오징어를 집어먹기도 하구요. 저녁을 빈약하게 먹었을 땐 가끔 감자전-김치전, 정말 마음 먹었을땐 해물파전도 부쳐봅니다.
그리고···집근처 곱창집에서 테이크아웃해온 순대볶음이나 마트에서 산 양념 돼지껍데기 구이는 와인, 맥주, 막걸리, 청하 등 모든 주종을 소환할 수 있는 최고의 안주느님이라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아주 가끔은 호사스러운 안주도 준비해 봅니다. 예를 들어 마트나 백화점에서 산 브리 치즈, 고다 치즈를 마구 퍼먹는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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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불토입니다. 각자의 사치스런 집술과 함께 즐거운 불토 보내시길 바랍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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