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서울로 7017' 개장으로 뜨는 서울역 일대 '하늘위 공원' 품에 안은 '중리단길(중림동 일대 거리)' 상권 부상

정다운 2017. 6. 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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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 서울의 중심이라고는 하지만 한때 자동차‘만’ 오가던 길을 두 발로 걷는 기분은 생경하다. 비가 갠 다음 날 평일 점심시간에는 한 손에 아이스크림이나 커피를 든 넥타이부대나 색색의 사원증을 찬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보행길로 몰려나왔다. 공원 곳곳은 화분에 심긴 나무와 꽃을 구경하는 행인의 물결이다.

하루 평균 5만여대의 차량이 오가던 서울역 고가도로가 보행 가능한 공원길로 탈바꿈하자 서울역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 특히 고가공원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위치한 중구 만리동, 중림동 일대는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매매 수요가 늘면서 상가는 물론 아파트·오피스텔 몸값도 뛰고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정식명 ‘서울로 7017’)는 1970년 8월 서울역 북부를 지나는 왕복 2차선 고가도로로 퇴계로와 만리재로, 청파로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였다. 이 고가도로가 낡고 안전진단에서 위험등급을 받자 서울시는 고가도로를 없애는 대신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처럼 공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고가도로 공원화 공사는 2015년 말 시작돼 지난 5월 20일 완공됐다. 이 고가공원의 길이는 총 1024m. 총 사업비 597억원이 쓰였다.

서울역 고가도로가 보행 가능한 공원으로 탈바꿈하자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20일 개장한 ‘서울로 7017’.
고가공원 개장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는 상권은 회현역 인근 대우재단빌딩과 호텔마누빌딩이다. 이 두 개 빌딩은 서울로 7017과 다리로 바로 연결돼 유동인구를 흡수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대우재단 건물 지하 1층~지상 3층에 문을 연 ‘서울로 테라스’에는 이미 커피숍 ‘스타벅스’, 초콜릿전문점 ‘고디바’, 베이커리 ‘브리오슈도레’ 등 인기 식음료점이 입점해 있고 평일 점심시간 매장 앞은 줄을 선 인파로 가득하다. 이 건물 2층에는 수제버거 ‘번패티번’이 6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서울로 7017 반대편, 충정로역 5번 출구부터 서울역 서부교차로에 이르는 중림로 일대도 고가공원 개장의 수혜지다. 이 일대는 오르막길을 따라 오래된 선술집과 작은 식당이 즐비한 동네였지만 최근 커피숍, 수제맥줏집 등이 들어서는 중이다. 식당들도 깔끔한 인테리어를 살려 재단장하는 등 상권 분위기가 밝아지는 추세다. 서울 용산구 범이태원 상권인 ‘경리단길’의 이름을 따 ‘중리단길(중림동+경리단길)’이란 별칭마저 얻었다.

상가 시세도 오름세다.

1년여 전 3.3㎡당 4000만원 이하였던 상가 매매가격은 현재 3.3㎡당 70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하지만 “아직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있어 상가 주인들이 매물을 잘 내놓지 않는 분위기”라는 게 일대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상가 임대료는 1층 11평(전용 36㎡) 기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50만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50%가량 올랐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고가공원 개장 전부터 일대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평일은 직장인, 주말엔 관광객이 찾는 안정적인 상권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림동 일대 기존 아파트는 물론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입주를 앞둔 만리동 대단지 아파트값도 영향을 받았다.

중림로와 맞닿은 ‘중림삼성사이버빌리지’ 전용 59㎡는 지난 3월 23일 5억4500만원에 팔린 데 이어 4월 1일엔 5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아파트가 4억5000만원에 거래된 지난해 3월 이후 1년 남짓 만에 시세가 1억~1억4000만원가량 올랐다.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만리동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용 84㎡ 분양권은 8억3000만~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초 분양가 대비 1억5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었다. 이 단지는 고가공원 초입에서 직선거리로 500m 이내에 위치해 있다.

만리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임대계약 만료를 앞둔 가구를 제외하면 매매·전세 매물로 나온 아파트가 전혀 없다. 도심 아파트 시세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기도 했지만 고가공원 개장으로 인근 단지 환경이 좋아진 덕분에 호가는 더 오를 것 같다”며 “아파트뿐 아니라 주변 오피스텔도 매매·임대 시세가 오르려는 조짐을 보인다”고 내다봤다.

청파, 서계동 일대에서도 서울로 7017 개장과 함께 서울역 주변 도시재생 뉴딜사업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곳 노후 주택지를 전면 재개발하는 방식 대신 언덕 경관 등을 보존하는 재생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다소 실망감이 생기기는 했다. 다만 낙후했던 서울역 일대 환경이 개선되면 여전히 부동산 가치 상승은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상권이 안정되면 앞으로 서울역 인근 주택, 상가 가치가 더욱 뛸 수 있다”면서도 “같은 지역 내에서도 개별 입지와 주변 상권과의 거리 등에 따라 상승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10호 (2017.05.31~06.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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