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향신문

[서의동의 사람·사이-김종술][전문]4대강 복원 성공하려면 '4대강 마피아' 청산해야

서의동 선임기자 입력 2017. 06. 07. 13:53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경향신문]

‘4대강지킴이’김종술 오마이뉴스시민기자가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4대강 사업 이후 강들은 ‘100m 미인’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멀리서 보면 풍부해진 수량 때문에 ‘뭐가 문제냐’ 싶을 정도로 아름다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추하고 역겨운 맨 얼굴이 드러난다. 물속 생태계는 지옥이 된 지 오래고, 정수처리해도 사라지지 않는 독을 품고 있다. 강의‘쌩얼’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4대강 당국은 사람의 접근을 막고 있다.

충남 일대를 흐르는 금강은 예전엔 여울이 많은 하천이었다. 공주 사람이라면 안 가본 이 없다는 곰나루에는 널찍한 모래톱이 그림처럼 펼쳐졌고, 누치와 모래무지가 빠른 물살을 헤치며 뛰놀았다. 지역언론 백제신문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일하는 김종술(51)은 곰나루 낙조의 황홀경에 반해 14년 전 공주에 내려왔다. 이후 강이 죽어가는 현장에서 녹조 발생, 큰빗이끼벌레 출현 등 특종 보도를 포함해 1000건이 넘는 고발 기사를 써왔고,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그를 ‘4대강 지킴이’ 혹은 ‘금강 요정’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8년간의 취재과정은 험로의 연속이었다. 공사장 인부에게 삽으로 얻어맞는가 하면 ‘죽이겠다’는 협박도 당했다. 자비로 항공촬영까지 하느라 빚더미에 앉았고 월세를 못 내 강에서 노숙도 해야 했다. 연중 300일은 강을 지키며 환경파괴를 고발해온 그에게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해 ‘성유보 언론상’을 수여했다.

지난달 29일 금강 중류 공주보에서 김종술과 동행하며 금강의 민낯을 살펴봤다. 김종술은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수문 개방과 정책 감사 방침을 밝힌 것에 환영하면서도 “금강의 3개 보 중에 가장 효과가 적은 공주보의 수문을 개방하겠다는 방침은 이해하기 어렵다. 관련 부처에서 실무를 쥐고 있는 4대강 관련자들이 효과가 가장 적은 방식을 택한 건 아닌지 의문”이라며 “‘4대강 마피아’들을 청산하지 않으면 4대강 복원은 성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강의 재자연화는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가며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가 금강 공주보 부근에서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정지윤 기자

■큰빗이끼벌레조차 못살게 된 금강

- 가뭄이라는데 생각보다 물이 많다.

“문재인 정부가 수문을 개방한다고 하자 갑자기 물이 불어났다. (수자원공사가) 아마 대청댐 물을 열어둔 것 같다. 수문개방을 앞두고 언론들이 많이 찾아오니까 잘 보이려고 그러는 거 같다. 지금 수질은 최고로 좋은 상태다. 게다가 수공에서 아침부터 배로 물을 휘젓고 다녔다. 배가 강의 가장자리를 빠른 속도로 다니게 되면 파도가 생기면서 흙탕물이 일어 수질이 좋아진 듯 보인다.”

- 공주보 상태는 어떤가.

“원래는 이 자리가 아니라 500m 상류에 지으려다가 그쪽은 고마나루라는 국가명승지여서 부득이 이쪽에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보를 지으려면 암반이 있어야 하는데 모래위에 보를 세웠다. 급히 공사를 하다 보니 누수가 생겨 보강공사가 되풀이됐다. 수자원공사 직원들도 비공식적으로 만나면 ‘차량통행으로 보가 위험한 상태’라고 한다.”

- 보 운영에는 문제가 없나.

“수문을 유압으로 조절하는데 툭하면 고장난다. 물고기들이 산란장소가 없으니 강물 속 쓰레기봉지에까지 산란을 하는데 수문 고장으로 수위가 급격히 낮아져서 물고기 알들이 다 말라버린 적도 있다.”

4대강 사업당시 금강은 최대수심 6m, 가장자리는 2m로 깊이로 준설됐다. 하지만 허벅지 위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고 강 가장자리에 들어가 보니 수심이 허벅지를 조금 넘는 정도였다. 뻘이 1.5m 가량 쌓여 강바닥이 높아진 것이다. 가장자리에서 2m도 안되는 지점부터 뻘의 감촉이 느껴졌다. 삽으로 떠낸 뻘을 헤집어보니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 유충이 보였다. 실지렁이는 머리카락처럼 생겼고, 붉은깔따구 유충은 구더기와 비슷한 형상이다. 둘다 4급수에서만 산다. 환경부의 분류에 따르면 4급수는 ‘공업용수 2급, 농업용수로만 사용가능하며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며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돼 있다. 강물 위에는 연못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 마름이 떠 있고, 강 가장자리에는 하루살이 같은 깔따구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녔다.

- 뻘 깊이가 상당한 것 같다.

“4대강 공사를 하면서 (세종시)선착장을 만들어놨는데 뻘이 위로 치솟는 바람에 사용이 불가능하다. 최고 2m30㎝까지 쌓인 곳도 있다. 이곳도 원래 강 가장자리 수심이 2m는 돼야 하는데 50~60㎝ 밖에 안된다.”

- 큰빗이끼벌레는 없나.

“올해부턴 금강에서 사라지고 지천에서만 발견된다. 2~3급수에서 사는 큰빗이끼벌레가 사라졌다는 건 강물이 1급수로 맑아졌거나 4급수로 나빠졌거나 둘중 하나다. 환경부는 아직도 금강물을 2급수라고 하지만 4급수 생물인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 유충이 이렇게 나온다. 한삽을 뜨면 10~20마리씩 나온다. 환경부 물환경센터에 물어보니 저서생물 전문가가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장난치지 마세요’라더니 기사까지 썼다고 하자 ‘보지 않아 뭐라 말할 수 없다’고 발을 빼더라. 그런데 조사는 끝내 안나왔다.”

취재도중 수공 직원이 다가와 “왜 신고없이 둔치에 차를 몰고 들어오느냐”고 했다. “여긴 수공이 아니라 공주시 관리구역이잖아요.” 김종술이 항의하니 물러난다. “기자들이 취재오면 5~10분만에 수공직원들이 이런 식으로 ‘사찰’을 나온다.”

- 왜 이리 통제가 심한가.

“4대강 사업 해놓고 많이 놀러 오라고 해놓고 실제로는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허락을 받으라는 거다. 물을 관리하는 수공이 둔치에도 못오게 막는다. 물에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차를 타고 반대편 둔치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 작가가 만든 조형작품이 잡초에 싸여 있다. “농사짓던 땅을 둔치공원 만든다고 농민들 다 쫓아낸 뒤 사람들 오라고 작품도 설치한 거다.” 강가쪽으로 가던 도중 물고기 사체를 발견했다. 강의 중상류에 많이 사는 ‘눈불개’라는 잉어과 어류다.

- 얼마전 병들어 죽어가는 너구리를 발견했다고 하던데.

“아직 사체는 못찾고 있다. 발견 당시 목에 구더기가 끓고 거의 죽어가는 상태였다. 나쁜 물과 병걸린 물고기를 먹다보니 질병에 취약해진 거다.”

- 물결이 상류쪽으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흐름이 없으니까 바람에 따라 상류나 좌안우안으로 물결이 움직인다. 상하류 구분이 없어졌다.”

- 녹조가 심각할 때는 어느 정도인가.

“강 한복판까지 죄다 녹조밭이다. 수공이 녹조 제거선을 띄우는데 앞에 컨베이어 벨트 같은 장치로 녹조를 걷어 올린 뒤 배 뒷부분 자루에 담는다. 황토에 응집제를 섞어 뿌린다. 보가 개방되더라도 녹조는 생길 것이다. 대규모로 개방하는 게 아니니.”

김종술 기자가 입은 티셔츠. ‘끈질기게 피어라. 너희가 강의 주인이다’란 글귀가 쓰여 있다. 정지윤기자

■돈이 없어 ‘생체실험’으로 수질파악

김종술은 전남 장성이 고향이다. 어렸을 적 장성댐으로 어머니의 고향이 수몰됐다. 장성댐 근처 집에는 인근 시멘트 공장과 석산에서 날아온 돌가루가 아침마다 마루와 장독대를 허옇게 뒤덮었다. 아버지는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생전에 호흡기질환에 시달렸다. 어릴적 친구들과 뛰놀던 황룡강은 생태하천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원래의 모습을 잃고 망가졌다. 환경을 건드리면 사람이 망가진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다.

- 어떻게 4대강 취재에 몰두하게 됐나.

“공주에서 지역신문 기자 겸 대표로 일했는데 공주시가 중·고교 학생들을 동원해 금강 유역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학생들에게 봉사활동 점수와 기념품을 주는 걸 기사로 지적했다. 공주시에서 항의했고 ‘국책사업이니 지역언론이 반대해서는 안된다’는 항의전화도 받았다. 며칠 뒤 민방위교육장에서 4대강 홍보 동영상을 상영했다는 제보를 확인해 또 기사를 썼다. 점차 광고가 끊기고 신문운영이 어려워졌지만 오히려 오기가 나더라. 매달 1000만원씩 적자를 내며 1년쯤 버티다 지역신문 법인을 해체했고, 시민기자로 등록돼 있던 오마이뉴스에서 활동하게 된 거다.”

- 험한 일도 많이 당했을 거 같다.

“고향은 전남 장성인데, 누님과 매형이 이곳에 살면서 시민운동을 했다. 그 연고로 내려와 지역신문을 하게 됐다. 곰나루의 노을지는 모습에 반해 다음날 짐을 싸서 내려온지 14년째다. 공주가 굉장히 보수적인 곳이어서 4대강 기사를 쓰면 지역에서 항의전화를 많이 받는다. ‘왜 타지인이 공주를 욕보이느냐’는 말도 들었다. 어떤 이는 면전에서 ‘요즘 외국인에게 300만원만 주면 사람을 흔적도 없이 묻어버린다’고 협박했다. 4대강 사업하면서 둔치에 심은 소나무에 농약을 치는 장면을 취재하다 인부들에게 삽으로 얻어맞은 적도 있다. 2010년에는 사무실에 도둑이 들어 컴퓨터 외장하드디스크만 가져갔다. 그 며칠 뒤 집에 있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외장하드가 도난당했다. 그나마 독신이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 같다.”

- 4대강 기사량은 어느 정도 되나.

“기사와 외부기고 합해 얼마전 확인해보니 1040건이 넘었다. 그렇지만 기사로 소송당한 적은 한번도 없다.”

- 얼마전 방송인터뷰에서 금강물을 먹었다가 복통을 일으켰다고 했던데.

“매년 5~6차례 와인잔에 물을 떠서 먹어본다. 환경부가 2급수라고 우기고 있길래 여기저기 분석을 의뢰했는데 아무도 안해주더라. 분석기계 장만하려면 돈이 많이 드니 ‘생체실험’외엔 방법이 없더라. 2013년까지는 배가 부글거리는 정도였는데 녹조가 생긴 뒤로는 바로 배탈날 거에 대비해 일부러 화장실 옆에서만 먹는다. 근데 화장실도 못갈 정도로 급성으로 배가 아플때도 있었다.”

- 몸은 괜찮나.

“2014년 큰빗이끼벌레를 먹어본 뒤로 두통을 이고 산다. 처음 발견했을 땐 전문가들도 정체를 잘 모르더라. 그렇다고 기사를 ‘괴생명체’라고만 쓸 수 없어 생태독성이라도 알아보려고 손가락 두마디 정도를 뜯어서 먹어봤다. 입에 넣으니 시큼하고 암모니아 냄새가 역겨웠다. 두번째 입에 넣으니 구역질이 나 씹을 수가 없어서 그냥 삼켰다. 얼마 뒤 머리가 깨질듯 아프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번져 강변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그후로 3개월 가량 두통에 시달렸다. 지금도 죽은 물고기를 만지는 날에는 몇번을 씻어도 몸에서 냄새가 나고 두통이 밀려온다. 병원에선 신경성이라고 하더라.”

큰빗이끼벌레를 처음으로 발견하던 2014년은 김종술이 최악의 상황에 몰려있던 시점이다. 2008년부터 4대강 사업 취재하느라 가산을 탕진하고 은행빚이 불어나 기자일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 차량까지 압류가 들어올 정도였나.

“강이 넓어서 한달에 차 기름값만 80~100만원 들어갔다. 배를 빌려 타고 들어가는 비용도 있고, 2009년부터 항공촬영을 연간 7~8차례 했는데 비용이 워낙 많이 든다. 지금은 헬리캠 띄우면 되지만 그땐 그런 것도 없었다. 비용을 대느라 결국 집을 팔아 월세로 돌리고, 가족 지인들에게 손을 벌리게 됐다. 은행대출을 못갚아 압류가 들어왔고 월세 30만원도 몇달치 밀려있던 게 2014년 6월 무렵이다. 한동안 강에서 자기도 했다. 도저히 못버티고 기자를 그만두기로 결심하던 시점에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한 거다. 그 기사가 30만건 넘게 공유됐고 하루에 문의전화가 100통씩 걸려왔다. 워낙 파장이 컸고, 그래서 조금만 더 하면 수문이 열리겠다 싶어서 취재를 계속하게 됐다. 큰빗이끼벌레가 없었다면 기자를 그만뒀을지 모른다.”

■“고라니 사체보고 ‘로드킬’이라고 둘러대는 당국”

녹조의 원인인 남조류는 간에 치명적인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품고 있다. 일본 신슈대학 박호동 교수팀은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가 1ppb(10억분의 1)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낙동강 460ppb, 금강 320ppb에 달한다는 분석결과를 2015년에 내놨다. 환경부는 “고도 정수처리하면 괜찮다”고 해명했지만 환경단체들은 아무리 정수처리를 해도 독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브라질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포함된 물을 혈액 투석에 사용했다가 수십명이 사망한 적도 있다.

- 금강에서 물을 끌어다 충남 서북부 주민들이 먹고 있는데 고도정수처리해도 기준치 몇배의 독을 먹게 되는 셈이네?

“맞다. 게다가 도수로가 설치된 취수장 뻘에서도 붉은깔따구 유충이 나온다. 그러면 4급수라는 이야긴데 4급수는 먹는물로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으니 그 자체가 불법이다. 취수하려면 상수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해야 하는데 주변에 유람선이 떠다니고 낚시꾼들이 있다. 식수원을 이렇게 관리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나. 물을 쓰려면 철저하게 관리하든가, 안쓰려면 다른 수원을 찾아야지.”

김종술은 지난 4월 콘크리트 댐을 허물고 재자연화를 진행중인 미국 엘와강 취재를 다녀왔다. “미국 전문가들에게 4대강의 녹조실태를 설명했더니 ‘녹조를 절대 만지지 말라’더라. 피부를 타고 들어가 피부병에 걸리고 마시면 간에 축적된다고 한다. 물을 마셨다고 하니 5년안에 큰 병을 앓게 될거라고 경고하더라. 미국 오하이오 주 톨레도 시는 취수원인 이리호에서 녹조가 발생하자 즉각 수돗물 음용 금지령을 내리고 식당 문을 닫게 하면서 시민들에게 생수를 공급했다. 그런데 이리호 물이 대청댐보다 훨씬 깨끗하다.”

- 금강 물고기들도 많이 사라졌겠네?

“원래 금강은 여울이 많아 누치, 모래무지, 쏘가리 같은 여울성 어종들이 풍부했다. 2012년에 부여에서 물고기 60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는데 누치, 쏘가리 같은 여울성 어종들이었다. 4급수에 견디는 붕어, 잉어, 미꾸라지, 메기만 남았다. 요즘들어 붕어, 잉어 사체가 많이 발견되는 걸 보면 4급수도 안될 정도로 나빠진 것 같다. 수면에서 2m만 내려가도 용존산소가 측정이 안된다. 강바닥에 사는 붕어나 잉어가 수면까지 올라와 입을 내미는 걸 흔하게 볼 수 있다. 물속에 용존산소가 없어 수면까지 올라와 호흡해야 하는 거다.”

- 동물들도 죽어나간다던데.

“남생이나 자라 같은 파충류도 올초에 많이 죽었고 상위포식자인 너구리나 고라니, 조류들도 죽어 나간다. 물에서 고라니 사체를 본적이 있는데 당국은 어처구니없게도 사인을 ‘로드킬’이라고 하더라. 내가 사체를 확인해 봤는데 외상이 전혀 없었다. 매사 이런 식이니 주민들이 정부 말을 믿지 못한다. 이렇게 가면 결국 인간차례다. 그때 가면 (당국은) 오염된 물먹고 죽은게 아니라 질병으로 죽었다고 할거 아니냐.”

■“4대강 가뭄해소는 애초 말이 안돼”

문재인 정부는 지난 1일부터 4대강의 6개 보의 수문을 열었다. 금강에서는 세종, 공주, 백제 등 3개의 보에서 공주보 한곳만, 그것도 불과 20㎝만 개방했다. - 수문개방 조치에 문제가 있다고 보나.

“수문개방 조치를 적극 환영한다. 하지만 금강의 수질을 살리려면 3개 보와 하구둑까지 4개를 다 열어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상류에 있는 세종보나 하류의 백제보 수문을 여는게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 그런데 왜 하필 공주보였다고 보는가.

“문재인 대통령이 수문 개방조치를 내렸지만 세부조치는 당시 4대강하던 이들이 결정한다. 국토교통부, 환경부,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에 있는 ‘4대강 마피아’들이 일부러 효과가 적은 조치를 취한 게 아닌가 싶다. 고위직에 포진하고 있는 이들을 다 걷어내야 한다. 강에 대해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공주보만 열겠다는 방침에 의문을 제기한다. 가운데 보만 열면 뻘이 쓸려 내려가지 않는다. 공주보 수문개방은 정답이 아니다.”

- 4대강 수문열겠다고 하니 ‘가뭄인데 수문열면 어떡하느냐’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사정을 잘 모르는 이들은 ‘그런가 보다’ 할 수도 있다.

“단순하게 설명하면 4대강 사업 이전에도 강 주변은 농사물이 풍족했고, 산골오지 등 가뭄드는 곳은 그때나 지금이나 가뭄이 든다. 4대강 사업으로 가뭄 해소한다는 건 원래부터 말이 안되는 거였다. 정말 가뭄을 해결하려 했다면 4대강 사업하면서 도수로 건설을 다 했어야 한다. 그런데 사업기간 중 펌프장 건설은 한곳도 없었다. 4대강으로 부여군에 조성된 강변공원이 여의도공원의 50배 규모다. 인구 6만명의 군이 전국에서 가장 넓은 공원을 갖고 있는 거다. 강주변의 농지를 빼앗아 공원으로 만들어 버리면서 그만한 경작지가 사라진거다. 농사에 쓰이는 물의 양이 4대강 사업이전보다 40%가 줄었다. 말장난이다.”

- 현장취재를 하면서 4대강의 해법을 생각해봤을텐데.

“우선 몇개 지점이라도 정확하게 수질분석을 해야 한다. 상층 수질만 할게 아니라 중층, 하층, 퇴적토도 조사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 감사원 감사에서 녹조문제가 불거졌지만 제대로 이슈화도 안됐다. 당시 수질분석도 국토부, 수자원공사가 작성한 거짓 자료를 토대로 한거다. 이런 ‘깜깜이’ 조사를 누가 신뢰할 수 있을까.”

-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문가, 공무원은 물론 주민과 환경단체가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 수문개방도 보의 해체도 현지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결정해야 한다. 미국에서 폭파 해체된지 1~2년 지난 댐을 봤는데 콘크리트 덩어리만 걷어내고 둔치에서 흙이 쓸려내려가지 않도록 바위덩어리를 얹어두는 정도다. 4대강의 재자연화가 ‘토목사업화’ 되면 안된다. 재자연화한다고 건설사들 불러 밀어버리고 둔치에 잔디깔고 하는 식으로 가면 곤란하다.”

-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건가.

“보를 해체하더라도 콘크리트만 걷어내고 그냥 내버려두는게 낫다.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돼야 한다. 부여에 160억원을 들여 공원을 조성하고 목조데크를 깔아놨는데 잡초들이 올라오면서 다 부서지고 있다. 자연이 먹어버리고 있는 거다. 그걸 걷어내겠다고 중장비가 들어가면 자연이 또 훼손된다. 땅이 벌겋게 드러나면 또 뭘 심으려 들거다. 4대강 사업 때 둔치에 심은 그 많은 꽃과 나무 지금 다 죽었다. 또 그런 일이 벌어져선 안된다.”

김종술은 “4대강 기사를 쓰면 의외로 서울에 있는 독자들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모래톱 넓고, 물 맑던 그곳에 정말 녹조가 생겼느냐’고 물어온다. 어릴 적 고향의 강에서 놀던 추억을 떠올리며 가슴아파 한다.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죄악은 사람들의 가슴에 간직한 추억의 장소를 말살시킨 것 아닐까.”

<서의동 선임기자 phil21@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