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문화읽기> 영화 '불한당' 감독 논란, 흥행에 미친 영향은?

문별님 작가 2017. 6. 12. 21: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지난달에 개봉한 영화 '불한당', 이번에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외신의 호평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국내 극장가에서는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어서 오시죠. 

[스튜디오]

유나영 아나운서

방금도 얘기했지만 영화 '불한당', 지금 개봉한 지 한 달 정도가 안 됐는데, 관객 수가 이제 백만이 채 되지가 않습니다. 칸 영화제에서는 기립박수 7분이라고 저희가 알고 있는데 국내 흥행 성적은 저조한 이유는 아무래도 감독의 SNS 막말 파문의 타격이 컸다, 이렇게 알려져 있어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네, 변성현 감독이 SNS에 글을 올렸는데, 이런 저런. 그 글들이 호남혐오다, 문재인 혐오다, 여성혐오다 해가지고 결국 일베다, 이런 식으로 낙인이 찍히면서 여론이 굉장히 안 좋아져서 변 감독이 칸에 가지도 못하고 우리나라에서 질타를 받으면서 영화 흥행에까지 악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그래서 변성현 감독이 직접 사과문도 게재하면서 좀 만회를 하려는 모습이었는데 사과문의 내용은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하재근 문화평론가

SNS가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무심코 글을 올렸다, 이렇게 이제 사죄를 했는데 SNS를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절대로 안 되죠.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매우 조심해야지, 이걸 사적인 곳으로 생각해서 아무 말이나 올렸다가는 굉장히 큰일날 수 있다는 걸 이번 사건이 다시 한 번 말해준 것이고, 이게 유명인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도 미국의 하버드대학교가 이번에 입학생 중에서 과거 SNS에 잘못된 글을 올린 사람들을 입학을 취소시킨 이런 사례도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나 학생도 SNS 활용을 매우 조심해야 된다는 걸 이번 사건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본인이 방금 얘기하셨지만 일각에선 변 감독을 가리켜 일베다, 이런 주장도 있었는데 이것은 사실로 밝혀졌습니까?

하재근 문화평론가

그게, 이게 말이 안 되는 것이 제가 아까 뭐 문재인 혐오, 호남 혐오, 여성 혐오 이게 일베 낙인의 근거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 계열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게 일베만의 특징은 아닙니다. 진보좌파도 민주당 계열을 안 좋아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민주당 계열이 우리나라에선 중도 스탠스이기 때문에 양쪽에서 공격을 받는 거죠. 그러니까 이쪽을 안 좋아한다고 해서 무조건 일베라고 단정 지을 수가 없는 거고, 호남 혐오는 홍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해서 그런 건데, 이것은 지역차별주의자가 홍어라는 말을 쓰면 호남 혐오지만 그냥 호남 주민이나 홍어 좋아하는 사람이 이 단어를 쓰면 자조적인 농담이 될 수도 있는 거고, 또 여성 혐오,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표현했다고 하는 건데 이것도 여성 차별주의자가 그렇게 썼으면 문제가 되지만 단순한 일차원적인 수사 욕망의 표출일 수도 있고 복잡한 문제인데 너무 대중이 쉽게 변 감독한테 일베 낙인을 찍었다, 실제로 변 감독은 사실은 진보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억울한 매도를 당했던 것 같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우리 사회가 일베가 사실 문제가 되고 있는 건 확실한 사실이거든요. 하지만 말씀하셨듯이 일베란 낙인이 너무나 쉽게 찍어지는 거 아니냐, 대중이 일베를 좀 너무 몰아가는 현상들이 있지 않을까, 영화 팬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안타까워 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지금 영화 팬들이 안타까워하고 있고.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일베를 비판하는 건 좋은데 너무 또 누군가한테 일베의 낙인을 쉽게 찍는다는 거죠. 이번에 변 감독, 또 얼마 전에 걸그룹 크레용팝을 일베용팝이라고 비난을 하고, 또 캐리돌뉴스라는 프로그램도 일베 프로그램이라고 너무 쉽게 낙인을 찍어서 계속 주기적으로 일베 파문이 나타나고 있는데, 일베가 문제가 되는 것이 사람들한테 너무 쉽게 종북이라는 낙인을 찍어서 집단으로 분풀이식 공격을 하는 게 문제가 되는 거죠. 그런데 일베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상대방한테 너무 쉽게 일베 낙인을 찍어가지고 집단 분풀이식 공격을 한다면 결국은 비슷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말로만 일베 비판할 것이 아니라 태도에서부터 일베와는 확실히 다른 뭔가, 현명하고 사려 깊고 관용적인 이런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영화 팬들 사이에서 영화 자체는 좋으니까 좀 자발적으로 영화를 응원하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변성현 감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우리 모두가 이번 일을 계기로 말의 무서움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