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900년 첫 선교사 파견.. 오늘은 그때만큼 중요한 날"
러시아정교회의 한국 선교 신호탄인가? 세르게이 페트로비치(43) 러시아정교회 아시아 담당 대주교가 15일 방한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러시아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의 저서 '자유와 책임'(대한기독교서회) 한국어판 출판기념회 참석을 위해서다. 총대주교 비서실장을 겸하고 있는 세르게이 대주교가 '특사' 격으로 대리 참석한 것이다.
러시아정교회는 한국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남북한 양쪽과 교류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러시아정교회는 1900년 제정(帝政) 러시아 시절 이미 선교사를 서울에 파견해 117년의 역사를 가졌다. 그러나 러시아혁명과 한국의 분단을 겪으며 한국과는 오랜 공백이 이어졌다. 1990년대 들어 러시아에서 정교회가 활동을 다시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1994년 고(故) 강태용 신부가 선교를 재개했다. 현재 그의 아들이자 이번에 '자유와 책임'을 번역한 강영광 신부가 유일한 한국인 사제다.
반면 북한 평양엔 2006년 김정일 위원장 지시로 평양에 성삼위일체 성당이 세워져 당시 러시아정교회 외교부 의장이었던 키릴 총대주교가 축성식을 가졌다. 이 성당에서는 러시아와 동구권, 에티오피아 대사관 등의 정교회 신자 직원들이 일요일 성찬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러시아정교회 교회 건물과 북한인 사제 2명이 있다. 러시아정교회가 북한인 사제 희망자 중에 선발해 러시아로 유학을 보내 사제품을 받게 한다고 한다. 북한이 천주교 사제 양성을 허용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남북한과 싱가포르 등 9개국의 선교를 맡고 있는 세르게이 대주교는 남북한을 각각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는 "러시아 국민들이 외국에서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주요 임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교류가 단절된 역사를 언급하며 안타까워 했고, 관계자들과의 만찬에선 "오늘은 처음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성찬 예배를 드린 것만큼 중요한 날"이라고 언급해 선교에 대한 관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키릴 총대주교님께 오늘의 환대를 잘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대주교는 16일에는 김희중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대한성공회 이경호 주교,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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