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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길 26일부터 개방 선언한 날.. '첫 손님'은 민노총 불법천막

이민석 기자 입력 2017. 06. 23. 03:13 수정 2017. 06. 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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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구청이 철거했지만 7시간 후 그 자리에 다시 설치
구청 "불상사 날까봐 지켜볼뿐"

22일 오후 5시쯤 청와대 종합관광홍보관 '청와대 사랑채' 인근. 폭 2~3m 인도(人道)에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조합원 20여명이 검은색 천막 한 동을 세웠다. 가장 가까운 청와대 담에서 직선거리로 약 100m 떨어져 있었다. 금속노조는 청와대 방향으로 확성기를 틀고 "문재인 정부는 노동계 요구를 들어달라. 노동 악법 철폐"를 외쳤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오는 26일부터 청와대 앞길을 24시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시민들의 야간 경복궁 둘레길 통행이 자유로워져 서울의 대표적인 산책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 발표가 있은 지 수시간 만에 민노총이 청와대 바로 앞에 불법 천막을 친 것이다.

시민 자유통행 길 터줬더니… 민노총이 점거 - 22일 오후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설치한 불법 천막과 돗자리가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인도(人道)를 차지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도로를 무단 점령한 천막은 청와대 앞길 개방과는 무관하게 현행법(도로법 74·75조)에 따라 철거해야 하는 불법 시설물이다. 청와대 밖 100m 지점에 불법 천막을 친 것은 이번 민노총이 처음이다. 금속노조는 지난 21일 오후 9시쯤에도 청와대 사랑채 바로 옆 인도에 천막을 세우고 밤샘 농성을 했다. 종로구청이 22일 오전 10시쯤 공무원 20여명과 용역업체 직원 등을 동원해 철거했다. 그러나 약 7시간 후 금속노조는 같은 자리에 천막을 다시 세웠다. 김오현 종로구청 건설관리과장은 "공권력을 철저히 무시하는 모습에 당혹스럽지만 철거를 강행하면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어 지켜볼 뿐"이라고 했다.

오는 26일부터 24시간 개방되는 지점은 청와대 춘추관과 청와대 정문 앞 분수대 광장을 동서로 잇는 길이다. 민노총 천막에서 50m 남짓 떨어진 곳이다. 현재 그 길은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만 개방하고, 그 외에는 폐쇄돼 일반 시민이 다닐 수 없다. 청와대 주변 5개 검문소의 평시 검문과 차단 시설(바리케이드)도 사라진다. 대신 차량의 서행을 유도하는 교통 안내 초소가 설치된다. 청와대 앞길이 완전 개방되는 것은 1968년 이후 50년 만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 사태를 계기로 청와대 앞길은 전면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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