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삼성, '이재용 불리한 기사' 포털 노출 막았다

입력 2017.07.19. 05:06 수정 2017.07.19. 08:16

삼성이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불리한 내용의 기사가 노출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포털사이트 운영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주요 포털사이트 뉴스 서비스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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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그룹재단 이사장 오를때
'편법 경영권 세습' 비판 확산될라
미전실, 장충기 사장에 상황 보고
"미리 협조 요청해 기사노출 안돼"
네이버·다음은 관련 사실 부인

[한겨레]

삼성이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불리한 내용의 기사가 노출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포털사이트 운영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주요 포털사이트 뉴스 서비스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겨레>가 입수한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주요 임원 등에 대한 검찰·특검의 수사 자료를 보면, 2015년 5월15일 오후 최아무개 삼성 미래전략실 전무가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등장한다. 메시지에는 “지금은 네이버와 다음에서 기사들이 모두 내려갔다. 포털 쪽에 부탁해뒀다”며 이 부회장을 다룬 언론 기사의 상황을 보고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낸 5월15일은 이 부회장과 삼성엔 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중요한 일정이 있던 날이었다. 이날 이 부회장은 당시 1년째 병상에 있던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이 회장이 맡았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 지분 2.2%를,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생명 지분 4.7%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언론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쏟아냈다. 동시에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공익재단을 사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점을 의식한 탓인지 삼성의 주요 포털사이트 관리는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2015년 5월16일 장충기 전 사장은 “(네이버와 다음) 양쪽 포털사이트에 미리 협조요청을 해놔서인지 조간 기사가 전혀 노출되고 있지 않다. 포털에 노출되지 않아 댓글이 퍼지고 있지 않은 추세. 기껏해야 댓글은 10여개”라는 보고를 받았다. ‘미리 협조요청을 했다’는 부분은, 삼성이 포털 뉴스 서비스의 전파력과 영향력을 고려해 사전에 조율을 했고, 이와 관련된 채널을 유지해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네이버와 다음은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네이버 쪽은 “어떤 루트를 통해서 했는지 모르겠지만, (영향력 행사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삼성이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 담당 쪽에 얘기는 해볼 수 있겠지만,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고 밝혔다. 다음 역시 “5월16일에 기사가 메인 페이지에 노출되지 않은 건 맞다. 전날 두 군데 통신사 뉴스를 걸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 다음날은 뉴스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안 걸었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