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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안따라 원전 56기 집중.. 유사시 사흘이면 한반도 덮쳐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입력 2017.07.22. 03:07 수정 2017.07.22. 09:27
[원전, 세계는 이렇게 간다] [5·끝] 무서운 속도로 원전 늘리는 중국
- 中 "스모그 없는 새 성장동력"
전세계 신규 원전의 3분의 1 차지
전력생산 비중 3%→10% 추진, 간판 수출 상품으로 키우고 있어
- 한국 혼자서 탈원전 해봤자..
가장 근접 中원전, 인천서 330km.. 바람·해류 타고 오염물질 넘어와
탈원전 땐 中과 정보교류도 막혀

지난 5월 25일 중국 동부 푸젠성 푸칭 원전 5호기 건설 현장. 초대형 크레인이 무게 340t, 지름 46.8m짜리 거대한 콘크리트 반원돔을 들어 올려 열려 있던 원자로를 덮었다. 이날 푸칭 5호기는 원전의 외형을 완성하고 내부 설비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36기의 원전을 운용 중인 중국은 이 원전을 포함해 무려 20기의 원전을 새로 짓고 있다. 세계 각국이 건설 중인 원전 3기 중 1기가 중국에서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매년 원전 6~8기씩 짓는 지금의 기세라면 중국은 오는 2030년 원전 110기를 보유해 미국을 밀어내고 세계 최대의 원전 대국이 된다.

중국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원전 폭주에 급제동이 걸렸다. 중국 정부는 신규 원전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하고 모든 가동 원전과 건설 원전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검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2012년 10월 원전 건설을 재개하고 2015년 2월부터는 신규 원전 프로젝트 승인도 재개했다. 지난해에는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 기간 중 원자력발전 규모를 115% 증가시켜 발전 용량을 현재 27GW(기가와트)에서 58GW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전체 전력의 3% 수준인 원자력 비중을 2030년 1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원전으로 환경·수출 두 마리 토끼 잡겠다"

중국 정부의 목표는 명확하다. 청정에너지인 원전을 늘려 살인 스모그를 양산하는 석탄 발전의 비중을 73%에서 50%대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또 원전을 6%대 중저속 성장 시대를 뚫고 나갈 간판 수출 상품으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원전을 통해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말이다.

문제는 중국의 원전 대부분이 한국과 지척인 중국 동해안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33개 성·자치구·직할시 가운데 장쑤(江蘇)·저장(浙江)·푸젠(福建) 등 동부 연안 8개 성에만 원전이 있다. 내륙 탄광에서 멀어 석탄 발전은 비싼 반면 냉각수 확보가 쉬워 원전 운영에 유리한 지역들이다. 당초 중국 정부는 내륙에도 40여기 원전을 지어 원전의 동부 편중을 해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나자 이를 중단했다. "인구가 밀집한 내륙의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연안보다 피해가 훨씬 크다" "가뭄으로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거나 방사능 유출이 식수원 오염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등의 거센 반대 여론 때문이었다. 정부가 신규 원전 허가를 동부 연안에만 내주면서 이 지역은 거대한 원전 벨트로 변하고 있다.

◇中원전 사고시 방사능 물질 3일 만에 한반도 유입

중국 원전에서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한국 원전에서 사고가 난 것 못지않게 큰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중국 원전은 지각의 화약고 위에 있다. 동해안의 원전 벨트 근처에는 탄루 단층대(지각이 어긋나 있는 곳)가 지나고 있다. 이 단층에선 지난 1976년 24만여명의 희생자를 낸 규모 7.8의 탕산(唐山) 대지진이 발생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는 "탄루 단층대가 중국 동해안 원전 벨트에 위협 요인이라면 한반도 북쪽 지린성·헤이룽장성·랴오닝성의 원전은 활화산인 백두산 폭발의 직격탄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 원전은 원전 사고가 나면 편서풍과 해류를 타고 방사능 오염 물질이 한반도에 유입된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입증됐듯 일본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 물질은 대부분 바람이나 해류를 타고 태평양 쪽으로 빠져나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톈완(田灣) 원전에서 후쿠시마 사태와 같은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편서풍을 타고 이르면 3일 안에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 상공에 도달한다. 장쑤성과 서울과의 거리는 약 970㎞다. 특히 산둥(山東)반도 동쪽 끝에 짓고 있는 스다오완 원전은 인천까지 직선거리가 330㎞에 불과하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정경태 박사는 "중국 동해안의 원전 사고에서 유출된 방사능 오염수는 해류를 타고 두 달 이내에 우리나라 서·남해 연안에 도달할 수 있다"며 "중국 연안의 해류가 한반도로 방향을 트는 양쯔(揚子)강 유역 상하이 인근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그보다 더 빠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일본은 한국과 가장 가까운 서해안에서 원전 사고가 나도 방사능 오염수가 동해를 돌아오느라 1년 뒤에나 한반도에 도달한다는 설명이다.

◇韓·中 원전 안전 협력 무너질 수도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할 경우 중국 원전 사고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중국은 원전 선진국인 우리로부터 안전 기술을 배우려고 정보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원전을 버리면 중국은 더 이상 한국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 문제에 관한 한 중국에서 원전을 대규모로 짓고 있는 상황에서 인접한 한국만 탈(脫)원전으로 가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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