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계일보

[동서남북] 성과 급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꼼수 행정'

한현묵 입력 2017.07.24. 20:01 수정 2017.07.24. 23:07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의가 활발하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지만, 이보다 2년 앞서 광주광역시가 민선 6기 들어 추진한 역점사업이다.

사회통합추진단이 '정규직화 100%'라는 번드레한 성과를 만드려고 애초 정규직화 전환대상에 넣었던 상수도 검침원을 뺐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

협상이 잘되면 '포함', 안 되면 '배제'라는 추진단의 발상은 광주시장의 치적쌓기용 '꼼수행정'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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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의가 활발하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지만, 이보다 2년 앞서 광주광역시가 민선 6기 들어 추진한 역점사업이다. 용역업체에서 맡아온 청소·주차·취사 등 비정규직 인력을 광주시가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광주시 사회통합추진단은 2015년 2월부터 광주시 본청과 산하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추진단은 지난달 이 사업을 사실상 마무리했음을 선언했다.

윤장현(왼쪽) 광주시장이 지난 1월 광주의 한 기업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광주형 일자리’를 설명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의 정규직화 성과는 크다.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비정규직 직원의 눈물을 닦아줬다는 점에서 박수갈채를 받을 만하다. 특히 새 정부가 출범과 함께 공기업의 정규직화에 나서면서 광주시는 한껏 고무되기도 했다. 그러나 광주시가 정규직 전환율을 부풀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달 기자가 광주시에 ‘공공부문 기관별 직접고용 전환 현황’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사회통합추진단은 ‘2017년 3월 현재 전환대상은 827명이며, 이 중 772명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는 자료를 보내왔다. 상수도 검침원 55명을 아직 전환하지 못해 정규직화 전환율은 93%였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광주경실련도 사회통합추진단에 같은 자료를 요구했다. 기자는 뒤늦게 광주경실련의 자료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기자가 받은 자료와 똑같은 제목과 서식이었지만 정규직 전환대상이 772명이었다. 상수도 검침원 55명이 정규직화 대상에서 아예 빠진 것이었다. 당연히 정규직화 전환 인원이 772명으로 줄어드니 전환율은 100%가 됐다. 사회통합추진단이 ‘정규직화 100%’라는 번드레한 성과를 만드려고 애초 정규직화 전환대상에 넣었던 상수도 검침원을 뺐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 사회통합추진단의 해명을 듣고 싶었다. 사회통합추진단 관계자는 “상수도 검침원과 협상이 잘 되지 않아 지난 4월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했다. 그는 “언제든지 협상이 가능하다”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 2015년 1월 윤장현 광주시장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청소근로자들로부터 장미꽃과 감사의 박수를 받고 있다.
자료사진

협상이 잘되면 ‘포함’, 안 되면 ‘배제’라는 추진단의 발상은 광주시장의 치적쌓기용 ‘꼼수행정’에 지나지 않는다. 앞뒤가 맞지 않은 고무줄 기준은 시민으로부터 행정 불신만 초래할 것이다. 상수도 검침원 55명은 이런 사실조차 모른 채 정규직 전환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한현묵 사회 2부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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