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13년 만에 첫 여성 수장

정종훈 2017. 7. 2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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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지난해 질본 긴급상황센터장 맡아
국장서 차관급으로 두 계단 '파격' 내부 승진
청와대 "실무 경험 겸비해 질병 관리 적임자"
2015년 메르스 수습 지휘 후 징계 받기도
"전문성이 중요, 좋은 인력 많이 확보해야"
"보건위기 대응뿐 아니라 만성질환도 챙기겠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사진 질병관리본부]
정은경(52) 질병관리본부(질본) 긴급상황센터장이 26일 신임 질병관리본부장(차관급)으로 임명됐다. 내부 승진이자 2004년 질본이 생긴 이후 처음으로 나온 여성 본부장이다.

광주광역시 출신인 정 신임 본부장은 전남여고와 서울대 의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보건학 석사·예방의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98년 연구관 특채로 보건복지부에 들어갔다. '의사' 공무원이 된 그는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응급의료과장 등을 두루 거친 뒤 질본으로 소속을 옮겼다.

이후 과장급인 만성질환관리과장, 국장급인 질병예방센터장 등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긴급상황센터장을 맡아왔다.

현재 국장급인 정은경 본부장은 차관급인 본부장을 맡게 되면서 '실장'을 건너뛰고 곧바로 두 단계나 승진하게 됐다. 이러한 정부 인사가 별로 없었다는 점에서 '파격'에 가깝다. 이날 청와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실무 경험을 겸비해 질병 관리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갈 적임자"라고 임명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정 본부장은 질본 질병예방센터장이던 2015년 메르스 사태 수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당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으로 감염 예방과 역학조사 과정을 지휘하고, 공식 언론브리핑으로 직접 상황을 전달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해 '감봉'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지난 2015년 6월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정은경 당시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이 메르스 상황과 관련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중앙포토]
정 본부장이 받아든 숙제도 많다.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해 차관급으로 승격됐지만 여전히 인사·예산 등에 있어 운신의 폭이 좁다. 외청 독립이나 독립성 보장 같은 방안이 제시됐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전문성과 독립성에 같이 초점을 맞춰서 나가야 한다"면서 "조직의 독립성도 필요하지만 전문성 강화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좋은 인력을 많이 확보해야 하고, 인사나 예산 면에서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질본이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정 본부장은 감염병 등 공중보건위기에 대한 체계적 대응이 1순위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 감염병이나 기후변화 같은 공중보건위기에 전문적으로 잘 대응하는 조직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조직이 돼야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건강에 관심이 많다. 질본이 과학적 근거를 가진 올바른 건강 정보를 전달하는 한편 만성질환 예방 사업, 유전체·줄기세포 등 만성질환 극복을 위한 연구개발도 잘 하게끔 돕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965년생, 광주 출신 [학력] - 전남여고 - 서울대 의학과 - 서울대 보건학 석사 - 서울대 예방의학 박사 [주요 경력] -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현) -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장 -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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