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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사진 붙이지 말라하자 반기 들고 나선 사진업계

용지수 대학생 명예기자 입력 2017. 07. 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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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업계 “사진관 매출 70% 이력서 사진 찍어주는 데서 나와” 반발 취준생 82% 블라인드 채용 찬성, 외모 부담 덜어 환영

[미디어오늘 용지수 대학생 명예기자] 정부가 주요 부처 신입 모집에 블라인드 채용을 추진하자 사진업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취업준비생들은 이력서 사진 부착 부담을 덜었다며 환영했다.

지난 6일 정부는 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행정자치부·인사혁신처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평등한 기회·공정한 과정을 위한 블라인드 채용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달부터 322개 공공기관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직원을 선발한다. 8월부터는 149개 지방공기업, 9월부터는 모든 지방 공공기관도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으로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항목인 인적사항 요구를 금지토록 했다. 공기업 이력서엔 사진부착란이 아예 사라졌다. 대신 직무와 관련된 지식과 기술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교육, 자격, 경력 사항을 기재하는 항목이 주가 됐다.

사진 업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국내 유일의 사진 자영업자 협회인 한국프로사진협회는 28일,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에 이력서 사진부착 금지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프로사진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입사지원서에 출신지역, 가족관계, 신체적 조건, 학력 등에 대한 요구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에는 동의하나 이력서 사진 부착 금지는 사진 업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졸속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협회 측은 국내 사진관 매출의 70% 이상이 취업 사진을 찍는 데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한국프로사진협회 이재범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쟁사회에서 외모를 보고 채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거의 모든 기업이 실력을 보고 채용한다. 이력서 사진 부착을 금지하면 대리 면접을 치르는 등 취업준비생들에게 부당한 일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한국프로사진협회가 이력서 사진부착 금지에 반발하며 7월28일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사진=용지수 대학생 명예기자
이 위원장은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한국프로사진협회에 사진 시장 발전과 사진관 보호를 위한 활동을 지원하기로 협약 했는데, 이번 사안에 대한 반발에는 정부 부처, 더불어민주당 어떤 곳도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런 식이라면 어차피 망할 텐데 사진업자들은 사업자등록증을 모두 반납하고 궐기를 이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 장소 주변을 지나던 배주연(25·여·경기거주) 씨는 “사진 업자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멀리 보면 블라인드 채용은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라며 “공기업·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대부분도 외모를 매우 중요시한다. 체중까지 적으라고 하는 기업도 있는데, 이렇게 신상명세를 소상히 밝혀야 하는 상황에서 취업준비생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블라인드 채용과 사진 부착 금지를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사기업 근무를 하며 타 직종으로의 이직을 준비하는 P씨는 “사진업계가 이력서 사진 촬영 외에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을 개발해야한다”고 말했다. P씨는 “사진관이 이력서 사진만을 찍기 위한 곳도 아니고, 사진 업계의 수익 유지를 위해 이력서 사진 부착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P씨는 또 “전문대학을 나와 여러 자격증을 따고 인턴십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 취업 당시 낮은 학력과 외모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 자존감이 떨어졌었다”며 “새로 직장을 구하려 하는데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회사라면 먼저 지원해볼 것 같다”고 밝혔다.

공무원 준비생 J씨는 “실무 능력은 뛰어남에도 낮은 학력 때문에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취업준비생이 많다”며 “모든 직종 채용이 학력 위주인 우리 사회 분위기를 타파하는 데에 블라인드 채용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씨는 또 “사진을 보는 순간 인사담당자들은 지원자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된다. 공기업처럼 일반 사무를 보는 직종에 외모를 평가하는 요소인 이력 사진 부착이 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며 이력서 사진 부착 금지를 환영했다.

취업준비생 대다수는 블라인드 채용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997명의 취업준비생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해 지난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의 82%가 ‘블라인드 채용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유로는(복수응답) ‘불필요한 개인신상 정보 등 기존 이력서 항목에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해서’를 꼽은 응답자가 56.5%가 1위로 가장 많았다. ‘스펙이 현업에서의 실무 역량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서(51.6%)’, ‘스펙 초월, 공정 채용 등 블라인드 채용이 갖는 기본 취지에 공감해서(41.6%)’ 등의 의견이 뒤이었다.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 생각하는가?’를 물은 답변에도 ‘유리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48.4%로 가장 많았다. 20.6%는 ‘유리하거나 불리할 것이 없다’, 20.0%는 ‘잘 모르겠다’, 11.0%는 ‘역차별과 손해가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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