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피해자에게 전화하면 '자살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가영 입력 2017. 8. 5. 01:57 수정 2017. 8. 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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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몰카' 피해자 집에 전화를 걸면 다른 가족이 받는다. 자살했다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삭제하는 전문 업체를 운영하는 김호진 대표의 말이다. 그는 지워달라고 요청이 와서 작업을 마치고 다시 의뢰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면 '피해자는 자살했다'는 답변을 듣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매달 삭제 의뢰를 받는 건수는 평균 50건, 1년이면 600건"이라며 "피해 당사자가 포르노 사이트의 이용자가 아닌 이상 피해자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숫자는 1%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성범죄의 상당수는 헤어진 연인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영상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인터넷에 유출하거나 타인에게 공유하는 '리벤지 포르노'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공익캠페인 대행사 트리거포인트에 따르면 개인의 성행위를 촬영한 영상이 인터넷에 유출돼 삭제해달라는 요구가 최근 5년 사이에 7배나 늘었다. 특히 카메라 등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의 비율이 2005년 3%에서 2015년 24%로 늘었다.

트리거포인트는 지난달 21일부터 개인의 성관계 영상이나 몰카 동영상 등 사생활이 담긴 영상 유출로 괴로워하는 피해자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인터넷에 뿌려진 자신의 영상을 삭제하기 위해 매달 수백에서 수천만 원을 감당해야 하는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캠페인이다.

한편 정부도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몰카 영상, 리벤지 포르노 등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영상물이 유포돼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영상 삭제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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