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청 리포트] "100년을 기다렸다"..용산구, 대한민국 관광메카로 '용틀임'

박상용/백승현 입력 2017.08.11. 19:35 수정 2017.08.1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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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국가공원·국내 최대 특급호텔·세계음식문화특구..
'드래곤 프로젝트' 시동
111년 만에 용산기지 부지 반환..미8군 부대 일대 상전벽해 예고
용산역은 호텔·쇼핑몰 연계 전자상가 '한국의 아키하바라'로
이태원 일대는 세계음식특구로

[ 박상용/백승현 기자 ]


지난 1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남쪽의 한 게이트. 성장현 용산구청장과 일단의 공무원들이 검문소를 통과해 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용산구청 공무원들이 용산기지를 방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방문은 미8군이 연내 경기 평택으로 이전한 뒤 공원으로 꾸며질 부대 내부를 답사하는 차원이었다. 용산구 관계자는 “구청 관내에 있지만 용산기지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소를 쓰고 있는, 사실상 미국 땅”이라며 “부대 이전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한국 반환이 임박하면서 금단(禁斷)의 땅이 열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용산구가 1906년 일제의 강제 수용 이후 111년 만에 한국 품으로 돌아오는 미군기지 부지를 지렛대 삼아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군이 떠난 자리엔 3305㎡(약 100만 평)에 가까운 한국 최초의 국가공원이 들어선다. 1990년대 전자기기의 메카였던 용산전자상가 일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특급호텔이 들어선다. 이태원동, 경리단길 주변은 ‘세계음식문화특구’로 조성해 동남아시아, 유럽, 중동 등 다국적 관광객이 미군이 떠난 빈자리를 메운다.

베일 벗는 미군기지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은 용산구의 풍경을 100년여 만에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전망이다. 미군기지가 용산구 면적의 8분의 1에 이르는 데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어 개발에 제한이 많았다는 게 용산구의 설명이다.

올해 말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을 완료하면 캠프킴(지하철 1호선 남영역과 4호선 삼각지역 사이 미군기지)과 유엔사, 수송부 등 공원 인근의 흩어진 부지는 복합개발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들 부지를 매각해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비용 중 3조4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유엔사 부지 일반상업용지는 일레븐건설에 1조552억원에 매각됐다. 이 자리엔 아파트와 오피스텔, 오피스, 상업·문화공간 등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공원을 둘러싼 주변 지역의 모습도 확 달라진다. 용산구는 공원개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용산공원의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는 지하도로 개설을 요구해놓은 상태다.

용산구 관계자는 “그동안 용산구의 한가운데를 차지한 미군기지 때문에 아무리 급해도 부대를 둘러가야 하는 등 불편이 많았다”며 “공원이 개발되면 공원 자체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상권이나 주거지역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28년 예정인 용산공원 개장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아직 부지에 잔류하는 군사시설 범위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 토양 오염 문제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 구청장은 “토지 오염 정도와 범위가 파악되지 않은 데다 차후 복구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겉보기와 달리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아 예정보다 완공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관광 1번지로 ‘드래곤 프로젝트’

용산공원뿐만이 아니다. 용산역 인근 1만4797㎡ 규모의 용산관광버스터미널 부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특급호텔이 오는 10월 문을 연다. 지하 4층~지상 40층, 객실 1700개 규모의 ‘6성급 호텔’이다. 인근에 있는 용산전자상가는 일본 도쿄에 있는 세계적인 전자상가를 벤치마킹해 ‘한국의 아키하바라’로 꾸며진다. 용산구는 이 사업을 위해 서울시로부터 5년간 지원금 200억원을 받기로 했다. 이른바 ‘드래곤 프로젝트’다.

용산구는 용산역 일대를 호텔과 전자상가, 아이파크몰 등을 연계한 ‘대한민국 관광 1번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내년 5월이면 용산역과 버스정류장, 관광호텔을 잇는 ‘스카이워크(다리)’가 놓인다.

경리단길, 앤틱가구거리 등 기존 관광자원이 풍부한 이태원역 일대는 ‘세계음식문화특구’로 조성된다. 2013년 세계음식문화거리로 조성된 해밀턴호텔 인근에서는 매년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이태원 지구촌 축제’가 열린다. 지난해에만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 축제를 다녀갔다.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미군들의 빈자리를 아시아, 유럽, 중동 등 다국적 관광객으로 메우겠다는 게 용산구의 계획이다.

원효로 옛 구청사에는 오는 12월 교육·복지 시설인 어린이청소년종합타운이 들어선다. 성 구청장은 “태아부터 청소년까지 청소년상담지원센터와 원어민외국어교실, 도서관, 음악활동실 등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며 “이태원으로 청사를 이전한 뒤 침체된 원효로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상용/백승현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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