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믿고 간 한인민박, 바퀴벌레 나오고 변기 막히고

정반석 입력 2017.08.20. 16:52 수정 2017.08.20. 17:28

지난달 친구들과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 대학생 채모(22)씨는 헝가리의 한인민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일정에 쫓겨 밤 늦게 숙소에 도착했는데, 방 안 여기저기에 나타난 바퀴벌레를 보고 화들짝 놀란 것.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시피 한 채씨는 아침에 곧장 "방을 바꿔주거나 환불을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주인은 "안 된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올해 초 영국 런던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A(26)씨는 민박집 숙소에 도착한 뒤 기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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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객들, 수준이하 숙소ㆍ서비스에 분통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친구들과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 대학생 채모(22)씨는 헝가리의 한인민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일정에 쫓겨 밤 늦게 숙소에 도착했는데, 방 안 여기저기에 나타난 바퀴벌레를 보고 화들짝 놀란 것.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시피 한 채씨는 아침에 곧장 “방을 바꿔주거나 환불을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주인은 “안 된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캐리어 안까지 바퀴벌레가 들어갔다”는 항의까지 해봤지만 “바퀴벌레를 너희들이 데리고 온 거 아니냐”는 면박을 당했다. 급기야 주인의 외국인 아내는 “더럽고 짜증나는 한국인들은 안 받아도 그만”이라는 욕설을 퍼부었다. 채씨는 “주인이 한국인이라 믿고 왔는데 어이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장점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해외 한인민박이 수준 이하의 숙소와 서비스로 지탄을 받고 있다. 숙소에 도착해서야 인터넷 등에 제공한 사진과는 딴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게 다반사, 환불을 요구해도 ‘싫으면 딴 곳으로 가라’는 식으로 배짱을 부리면서 관광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올해 초 영국 런던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A(26)씨는 민박집 숙소에 도착한 뒤 기겁을 했다. 전용욕실을 갖춘 ‘패밀리룸’이라는 얘기를 듣고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까지 확인한 뒤에 예약을 한 건데, 실상은 “좁아터진 방에 간이침대만 놓여 있는 형편없는 방”이었다. 욕실 변기는 물이 내려가지 않았고, 배수구가 막혀 샤워기를 틀면 방 안까지 물바다가 될 지경이었다. 숙박료(29만원)를 한국에서 지불했던 터라 A씨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주인은 “불가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A씨는 “주인이 여행정보도 주고 여행지로 픽업까지 해준다는 말을 믿고 왔다”며 “같은 한국인에게 사기만 당한 꼴”이라고 말했다.

불법 숙박업소로 폭리를 취하는 곳도 있다. 인터넷 여행자 카페 등에는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 등 집값이 비싼 곳에서 임대주택 같은 곳 내부를 살짝 개조해 장사를 하고 있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1월 런던 여행을 했던 김모(31)씨는 “입국을 한 다음 주인에게 연락을 해서야 주소를 알 수 있었다”며 “무등록 민박집이라는 걸 그 때 알게 됐다”고 했다. 영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민박집 주인이 여행객이 사온 면세 담배(보루당 2만 5,000원 상당)를 산 다음 현지인들에게 현지 정상 가격(15만원 상당)에 파는 일도 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속앓이만 할 뿐이다. 현지 경찰에 신고하자니 말이 안 통하고 한국 영사관에게 얘기하려니 여행 일정을 포기할 각오를 해야 한다. 한국에 돌아와 신고하는 건 사법권이 미치지 않아 별 소용이 없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해외 숙박업소의 경우 환불 규정을 갖추지 않아도 규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여행객 스스로가 사전에 꼼꼼하게 살펴보는 외 다른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mailto: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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