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어 전북 부안군 위도서도 초대형 열대 나방 채집

김동욱 2017. 8. 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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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비는 난생 처음 봅니다.”

전북 부안군 부안누에타운 곤충탐사과학관은 서해 도서 위도를 대상으로 곤충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날개 너비가 135㎜나 되는 초대형 나방을 채집했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나방은 분류학적으로 열대지역에 서식하는 라싸 잠파(Lassa zampa) 종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이 종이 발견된 것은 2014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서해 도서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목포대 최세웅 교수팀(환경교육학과)은 2014년 제주도 한라산에서 날개길이 94㎜ 크기의 이 나방을 처음 채집해 ‘큰남방제비나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안누에타운 곤충탐사과학관 손민우 박사는 “나방 등 곤충의 경우 강한 바람을 타고 대륙을 이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아열대성 나방이 제주보다 훨씬 북방에 위치한 위도까지 찾아든 것은 단지 우연이 아니라 미래 한반도의 기후변화를 예견하는 지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도가 기후변화를 거치면서 점차 열대 또는 아열대 곤충들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는 것인지 전문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안누에타운 곤충탐사과학관은 위도지역에 분포하는 곤충의 종류와 상태를 면밀히 살피기 위해 지난 7월20일부터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4차 조사까지 마쳤으며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위도는 인근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가려져 그동안 곤충상 조사가 한 번도 수행되지 못한 지역”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서 섬지역의 독특한 곤충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도는 부안군 변산반도 격포항에서 여객선으로 40여분 거리에 있는 섬이다. 생김새가 고슴도치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의 이곳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흰색 꽃을 피우는 ‘위도상사화’가 대량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부안=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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