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재용은 몰랐다'..실패한 삼성의 변호 전략

입력 2017.08.25. 21:36 수정 2017.08.25. 22:16

삼성 변호인단이 재판 막판까지 밀어붙였던 '우린 피해자이고, 이재용은 몰랐다'는 전략이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판명났다.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죄 판결 이후 법조계 안팎에선 '삼성 변호인단이 결국 제 꾀에 넘어간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당시 법조계 안팎에서는 '삼성의 주장은 뇌물공여를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 변호인단은 재판 말미에 와서 '이 부회장이 승마 지원 사실을 몰랐다'는 부분에 집중하는 재판 전략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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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고 주장하다
'이재용, 정유라 지원 몰랐다'고 전략 바꿔
법원 "이 부회장 포괄적 지시 인정"

[한겨레] 삼성 변호인단이 재판 막판까지 밀어붙였던 ‘우린 피해자이고, 이재용은 몰랐다’는 전략이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판명났다.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죄 판결 이후 법조계 안팎에선 ‘삼성 변호인단이 결국 제 꾀에 넘어간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졌을 때부터 삼성 쪽은 자신들이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는 논리를 폈다. 이 부회장은 물론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 역시 특검에서 “당시(2015년 7월)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 30분을 만났는데 15분 동안 승마 이야기만 했다’고 말했다”며 “언론에서 박 전 대통령이 레이저 눈빛이 있다고 하던데 실제로 보니 정말 그렇더라는 설명을 해줬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전형적인 피해자의 진술이다. 하지만 당시 법조계 안팎에서는 ‘삼성의 주장은 뇌물공여를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뇌물 사건은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 갑을관계, 상하관계에서 주로 벌어진다”며 “권한을 가진 사람의 요구에 따라 돈을 주지 않으면 부담을 갖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강요의 피해자라고 말하는 순간 뇌물공여를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재판 말미에 와서 ‘이 부회장이 승마 지원 사실을 몰랐다’는 부분에 집중하는 재판 전략을 폈다.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다 알아서 했다는 쪽으로 ‘이재용 구하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이 부회장은 2015년 9월15일 박 전 대통령 독대 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이 이뤄지는 기간 동안 박상진 전 대외협력사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포괄적 지시를 한 것이 인정된다. 또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으로부터 보고받은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직접 나선 일인데, 오너가 모를 수가 없다는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과정에서도 이 부회장이 관여된 사실이 인정되긴 마찬가지였다. 재판부는 그 근거로 ‘안종범 수첩’을 주요하게 제시했다. 2015년 7월 2차 독대 뒤 수첩에 이 부회장이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이름을 언급했다고 볼 수 있는 점, 3차 독대가 있었던 지난해 2월15일자 메모에 ‘빙상, 승마’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사실 등을 언급했다.

한편, 이번 선고 결과를 두고 이미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수싸움이 치열하다고 한다. 이 부회장 등 삼성 쪽이 변호인단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다른 로펌으로 바꾸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벌써 나온다. 한 대형 로펌은 삼성 쪽에 접근해 유능한 변호사들이 대기하고 있다며 물밑접촉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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