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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거짓말 논란]"하나님이 준 신념..국정교과서·건국절도 확신에 차 설득"

이호준·구교형·정대연 기자 입력 2017.09.08. 22:30 수정 2017.09.08.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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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같은 과 교수, 박 후보자 실명 비판

박성진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해명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49)가 포항공대 교수 시절 뉴라이트와 유사한 역사관이나 창조과학의 신념을 적극 설파하고 활동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건국절이나 뉴라이트를 몰랐다는 그의 해명을 뒤집는 증언을 내놓고, 실명·익명으로 그의 ‘무지론’과 ‘소시민론’을 직접 논파하고 나선 사람들은 동료 교수와 학생 등이다. 국민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정책·예산을 집행하는 국무위원(장관) 후보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자질인 ‘정직성’을 의심받게 되면서 정치권과 학계, 종교계 등의 사퇴 압력은 더 거세지고 있다.

문원규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56)는 지난 7일 대학 내부게시판에 남긴 ‘포스텍의 건전성과 박성진 장관 지명자’라는 실명 글을 통해 일주일 전 “역사 문제에 무지하다”고 밝힌 박 후보자의 주장을 반박했다. 문 교수는 “제가 같은 학과 동료로서 본 그는 자주 ‘자신에게 하나님이 준 신념이 있다’며 많은 일에 자신있게 행동했다”고 단언했다. 건국절 등 뉴라이트 역사관과 국정교과서 문제, 심지어 종북 세력을 논할 때도 확신에 찬 태도로 임했고 상대방을 설득하려 했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그 예로 뉴라이트 학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2016년도 2학기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정기 세미나’에 초청해 ‘대한민국 건국’을 주제로 강연한 것을 들었다. 앞서 박 후보자는 “학내 반대 의견을 수용해 세미나 참석 여부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 교수는 “박 후보자가 학생들이 세미나에 선택적으로 출석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결정에도 반대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는 이 전 교수 초청에 문제제기하는 동료들에게도 ‘학문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며 반발했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그런 행동이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관심조차 없는 사람의 행동이냐”고 반문했다.

문 교수는 박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활동과 관련해선 “종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듣기로는 학생들에게도 (뉴라이트 역사관과) 비슷한 태도로 그 관념들을 설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청와대는 창조과학회 활동이 논란이 되자 “개인의 종교관이라고 이해한다. 종교 문제가 공직자를 임명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 교수는 “박 후보자가 어떤 철학과 정치적 성향을 갖든 그것은 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평소에 보여준 주장과 일관성 있는 답변을 기자회견에서 했다면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직성과 건전성은 과학기술 학계에서는 무엇보다 선행되는 기본 덕목인데 이에 의문을 갖는데 어떻게 침묵할 수 있겠느냐”며 “그것은 장관직은 물론 교수직에도 맞지 않는 특성”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 후보자가 ‘보수 논객’ 변희재씨(44)가 강사로 나선 간담회에 참석한 사실도 “이념·정치에 관심없는 소시민”이라는 해명에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2014년 7월31일 포스코 국제관에서 학내 기술창업교육센터 주최로 ‘청년창업간담회’가 열렸는데 박 후보자도 참석했다. 한 동료는 당일 모임에 대해 “박 후보자가 간담회 종료 후 가진 뒤풀이 자리에서 정치적인 얘기를 변씨와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당시 기계공학과에 있는 다른 교수가 변씨를 만나고 싶어 했고, 간담회는 포항공대 산하의 한 기구에서 추진한 것”이라면서 “(뒤풀이) 발언 내용은 사실무근이며 허위”라고 부인했다.

<이호준·구교형·정대연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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