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드 딜레마' 직접 끊은 文대통령..대국민 입장문 나오기까지

조은효 입력 2017.09.09. 08:05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저녁 전격적으로 '사드 배치 관련 대통령 입장문'을 내놓기까지 거의 하루 종일, 사드배치 정당성과 반대여론 설득이란 과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참모들에게 사드배치와 관련 입장 발표를 할 생각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의견을 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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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사드배치 완료 다음날인 8일 오전 참모들에게 대국민 메시지 구상 제시
靑 참모 "거의 하루 종일 고심한 내용들"
일요일 발표 제의 뿌리치고, 문구 완성된 금요일 밤 전격 발표
진영의 시각에서 통합의 리더십으로 이행 과정

성주 사드배치 완료 다음날인 8일 오전 참모들에게 대국민 메시지 구상 제시
靑 참모 "거의 하루 종일 고심한 내용들"
일요일 발표 제의 뿌리치고, 문구 완성된 금요일 밤 전격 발표
진영의 시각에서 통합의 리더십으로 이행 과정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저녁 전격적으로 '사드 배치 관련 대통령 입장문'을 내놓기까지 거의 하루 종일, 사드배치 정당성과 반대여론 설득이란 과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문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 구상을 참모들에게 밝힌 건 대략 이날 늦은 오전 시간대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참모들에게 사드배치와 관련 입장 발표를 할 생각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의견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문 대통령은 오후 내내 공식일정도 잡지 않은채 사드배치 정당성을 어떻게 설득할지를 놓고, 입장문 수정·검토를 반복했다.

이날 오후 4시께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춘추관에 와서 "문 대통령이 사드관련 대국민 메시지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국민께 드릴 좋은 메시지가 있으면 발표하겠지만, 이 문제가 매우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언제 나올지는 확실치 않다"고 한 것도 최종 문안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청와대 안팎에선 만일 대국민 메시지가 나온다고 해도, 9일 북한의 도발 상황을 봐가며 10일(일요일)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북한 도발과 사드배치 필요성을 연계하면 자연스럽게 상황 논리가 형성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실제 청와대 한 참모진은 "일요일에 발표하는게 어떻겠느냐"고 의견을 전했다고 했다.

청와대에서 기자들에게 '사드 관련 대통령 입장문'을 배포한 건 이날 저녁 8시47분께다.

일반적으로 청와대는 중요 사안 발표시, 기술적으로 신문·방송 제작시간을 고려해 엠바고(보도자제)를 요청한 뒤 미리 자료를 배포하거나 사전에 언질이라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예외였다.

청와대 측은 "대통령이 최종 검토 후 발표하자고 한 직후 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을 끌지않고 한시라도 빨리 정공법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뒀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명의로 된 첫 대국민 입장문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취임 직후, '5대 비리자 고위공직자 배제 원칙' 등 인사난맥의 경우,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이 있었음에도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신 기자회견에 나선 바 있다. 사드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느끼는 무게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미군이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추가로 반입한 사드 발사대를 설치해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리와 명분'을 모두 중시하는 문 대통령으로선 '사드 딜레마'는 불편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국민 상당수가 사드배치를 찬성하는 상황에서도 "양해와 위로"라는 표현을 써 가며 대국민 입장문을 낸 건 급작스런 정책 선회로 비쳐질 만한 사드 임시배치 결정과정에 대한 진보진영 내부의 비판적 시각, 전날 벌어진 사드 배치 과정에서 빚어진 충돌사태, 문 대통령 특유의 정치적 책임 의식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진영의 시각에서 국가전체를 운영하는 통합의 리더십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난마를 끊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결국 문 대통령은 사드 임시 배치를 지시한 지 40일만인 8일 "정부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드 임시배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배치 과정에서 불거진 시민과 경찰의 부상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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