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육부 "기간제교사·영어강사 등 정규직 전환 불가" 교총 '환영', 노동계는 반발

김경학·김상범 기자 입력 2017.09.11. 11:03 수정 2017.09.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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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기간제 교원들은 결국 ‘임용고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부가 기간제 교원 4만6000여명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확정했다. 또 영어회화 전문강사와 초등 스포츠강사 등도 무기계약직으로 바꾸지 않기로 했다. 8343명인 국·공립학교 7개 강사 직종 중에서는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299명)와 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735명) 1000여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1일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포함한 ‘교육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7월20일 정부 합동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 계획’의 교육부 차원 후속 조치인 이번 방안은 사립학교는 제외하고 국·공립학교에만 적용된다.

교육부는 이번 발표의 핵심인 기간제 교원과 영어회화 전문강사, 초등 스포츠강사, 다문화언어 강사,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 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 산학겸임교사 등 7개 직종의 정규직 전환 ‘공통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전국 시·도교육청에 전달했다. 가이드라인의 골자는 ‘임용시험이라는 정규 교원 선발 절차가 있는데 기간제 교원이나 강사 등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복지비 지급과 급여 인상 등의 처우 개선은 권고한다고 했다.

가장 인원이 많은 기간제 교원에 대해 교육부는 “사회적 형평성 논란 등을 고려하여 정규직 전환은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며 “정규 교원과 기간제 교원 간 불합리한 차별이 없도록 성과상여금이나 맞춤형 복지비 등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분리계약같은 불합리한 고용관행의 개선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공립학교의 기간제 교원은 3만2734명이며, 사립학교를 합치면 4만6000여명에 달한다.

영어회화 전문강사와 초등 스포츠강사도 “현재의 교원 양성 선발 체제에서 예외를 인정하면 교육현장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맞춤형 복지비 지급 및 급여 인상, 계약 연장 시 평가 절차 간소화 등을 포함해 종합적인 처우개선과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산학겸임교사, 교과교실제 강사도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도 간 운영방식이 다른 다문화언어강사는 시도 교육청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고 강사료 최저수준 인상 등 처우 개선을 권고했다.

7개 직종 중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와 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는 유아교육법상 행정직원에 해당하고, 여러 시도 교육청에서 학교회계직원으로 구분해 이미 상당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점 등을 고려해 무기계약직 전환을 권고했다.

급식, 교무, 행정, 과학, 특수, 사서 등 분야에서 교육실무와 행정실무를 하는 국·공립 학교회계직원 중 15시간 미만 근로자, 55∼60세 근로자 등 약 1만2000명은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새로 포함됐다. 교육부와 교육부 소속기관 6곳의 기간제 근로자 74명 중 45명, 국립특수학교 5곳 기간제 근로자 46명 중 44명의 무기계약직 전환도 확정됐다. 각 시도 교육청은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자체 심의를 거쳐 소속 기간제 교원, 학교강사, 학교회계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지 9월 말까지 최종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교육부 심의위가 현장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사실상 아무것도 결정한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규직과 기간제 교원, 강사들 사이의 갈등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방치했다는 지적도 많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는 교육분야에서 ‘정규직화 제로’를 결정했다”며 교육부 조치를 비난했다. 5만4000명이 넘는 기간제 교원과 강사들 중에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을 권고한 것은 1000여명 뿐이며 이는 ‘생색 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유치원 돌봄교실 노동자들은 이미 상당수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중이었으니, 추가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건 아무것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교육부가 적절한 의견 조율 없이 현장의 갈등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심의위의 결정에는 최근 거세진 사범대생·정규직 교원들의 반발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짧게는 1~2년, 길게는 10여년까지 정규직 교원과 함께 상시·지속적 업무를 맡아 온 이들을 ‘형평성’ 등을 들며 전환대상에서 뺀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비정규직 당사자가 빠진 결정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민주노총은 “심의위는 사용자인 교육감협의회 측 4명, 대한교총 1명, 학부모 1명, 외부 전문가 2명,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추천 전문가 각 1명씩으로 구성돼 애당초 사용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정규직 전환결정은 불가능한 형태였다”고 했다.

민주노총 추천 몫의 심의위 위원이었던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이런 ‘대리 교섭기구’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노·정 직접교섭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날 교육부 방침이 나온 뒤 심의위원에서 사퇴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공개 전형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현장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한 결정”이라며 교육부 방침을 환영했다.

<김경학·김상범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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