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뒤 정장 모델 된 후뢰시맨, "한국은 잊지 못할 나라"
후뢰시맨 출연 뒤 정장 모델로 활동
"많은 사랑 준 한국인에게 고마워"
후뢰시맨은 울트라맨·바이오맨·마스크맨 등과 함께 한국에 수입된 80~90년대 전대물이다. 어릴 적 외계인에게 유괴된 다섯 명의 아이가 성인이 돼 지구로 돌아와 악당과 싸우며 자신의 부모를 찾는 스토리다. 새로운 에피소드가 나올 때면 비디오 대여방이 북새통을 이룰 정도로 유치원생부터 중학생에 이르는 학생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후뢰시맨’에 출연한 지 30년째다. 최근의 근황은. “뒤늦게 결혼해 아내와 도쿄에 살고 있어요. 앵무새 두 마리를 키우고, 한달에 한두 차례 골프를 치는 등 소소한 일상을 보낸답니다. 아직 아이는 없어요.”
-일본 현지엔 전대물 종류가 많다. 한국에선 유독 후뢰시맨이 인기가 많았다. “일반적인 전대물은 악당과 싸우는 것에 스토리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그런데 후뢰시맨은 주인공들이 잃어버린 부모를 찾는 설정이 추가돼 있지요. 정을 중시하는 한국인에게 어필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촬영 일화는. “요즘 전대물과 영화엔 3D 특수 촬영이 많지만, 80년대 당시는 폭발 등 위험한 씬에 배우가 직접 연기해야 했어요. 스턴트맨이 후뢰시맨 복장을 대신 입고 연기할 수 있었지만, 저를 비롯한 남녀 배우가 직접 후뢰시맨 복장을 갖춰 입고 연기했답니다. 돌이켜보면 주 시청층인 아이들에 대한 신뢰가 아닐까 싶어요.”
-출연 당시의 마음가짐은. “후뢰시맨을 비롯한 전대물은 악당과 정의롭게 맞서 싸우는 스토리 구조입니다. 단순히 TV 시리즈로 치부될 수 있지만, 전대물은 어린이들에게 권선징악의 교훈을 알려주고, 친절·배려 등의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한국인에게 큰 사랑을 받았지만 바쁜 일정을 핑계로 방한하지 못해 아쉬워요. 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뢰시맨을 기억해주는 한국인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후뢰시맨은 86년 3월부터 87년 2월까지 일본 TV아사히에서 방영됐다. 한국에서는 대영팬더가 89년 7월 판권을 수입해 한국어 더빙을 거쳐 비디오로 출시됐다. 한국어 더빙본에는 성우 김환진씨가 도타(레드 후뢰시), 장정진씨가 키하치로(그린 후뢰시), 장세준씨가 이시와타 야스히로(블루 후뢰시) 등의 목소리를 맡았다.
후뢰시맨은 한국에서 수입된 첫 전대물이다. YMCA 조사 결과 89~91년 사이에 ‘어린이가 가장 많이 시청한 비디오’ 1~4위 안에 꾸준히 들었었다. 후뢰시맨의 큰 인기에 힘입어 ‘우주특공대 바이오맨’ ‘빛의 전사 마스크맨’ 등 타 전대물 시리즈가 연이어 한국에 수입돼 방영됐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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