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환자 기억력 감소, 치매 전조 증상 아냐

이민영 2017. 9. 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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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 인지 기능 감소는 치매 위험 인자
편두통 환자는 기억력 감소 아닌 우울 때문
조수진 한림대동탄성심 교수팀
65세 이하 편두통 환자 188명 대상
주관적 인지감소와 우울·불안 연관성 분석
"치매 전조 증상 아니므로 걱정 안해도 돼"
편두통 때문에 기억력이 감소한것처럼 보여도 이는 치매 전조 증상이 아니라 우울이나 불안 때문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포토]
편두통 환자가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치매 전조 증상이 아니라 우울감이나 수면 부족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인지 기능 감소는 치매의 위험 인자 중 하나다. 하지만 편두통 환자는 실제로 인지기능이 떨어진 게 아니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조수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편두통 환자의 주관적 인지감소와 우울·불안·수면 질의 연관성’ 연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편두통은 머리 한쪽에서 지끈거리는 두통이 일정 시간 이상 지속하는 증상이다. 국내에는 여성의 9.2%, 남성의 2.9%가량이 편두통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2016년 1월~11월,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편두통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65세 이하 성인 188명을 대상으로 객관적 인지기능과 주관적 인지감소, 우울․불안․수면 질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노인 편두통 환자의 인지기능을 연구했다. 이번 연구는 65세 이하의 젊은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객관적·주관적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동반증상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편두통 환자의 45%(84명)에게서 주관적 인지감소가 나타났다. 또 주관적 인지감소를 보인 그룹은 편두통의 강도가 좀 더 강하고, 두통에 부담을 더 많이 느꼈다.

하지만 편두통 환자의 주관적 인지감소와 실제 인지 기능 저하는 연관성이 없었다. 객관적 인지기능검사에서 주관적 인지감소가 나타난 그룹과 나타나지 않은 그룹의 점수가 같거나 거의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편두통 환자가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건 인지 기능 감소 때문이 아니라 불안·우울·수면의 질 하락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편두통 환자가 기억력 감소를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앙포토]
조사에서는 주관적 인지감소를 보인 그룹이 불안·우울을 더 느끼며 수면의 질이 나쁘고 평균 수면시간이 짧았다. 또 불안검사 점수가 평균 8.2점으로 그렇지 않은 그룹의 평균(5점)보다 높았다. 우울검사 결과는 평균 10점으로 그렇지 않은 그룹 (5.7점)보다 높았다.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수면 질 평가에서도 주관적 인지감소를 보인 그룹(10.6점)이 대조군(8.5점)보다 높았다. 주관적 인지감소를 보인 그룹의 평일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으로 그렇지 않은 그룹(6시간 30분)보다 적었다.

조수진 교수는 “주관적 인지감소는 고령에서는 치매의 위험인자로 고려되지만 편두통 환자의 경우 정서적 불안감이나 우울감, 수면시간 부족과 관련된 문제일 수 있다"며 "치매나 인지기능 저하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논문은 ‘두통과 통증(The Journal of Headache and Pain)’ 최신호에 실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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