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국민 위한 사법부로, 앞장서 리드 않고 마음모을 것"

이동현.김선미 입력 2017. 9. 22. 01:41 수정 2017. 9. 22.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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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인사 혁신이 첫번째 과제
김 "소신이 사법부 대표해선 안 돼"
급격한 변화 자제할 것이란 분석도
"리더십 부재 땐 갈등 증폭" 지적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1일 오후 밝게 웃으며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김 후보자는 “국민을 위한 사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 후보자는 21일 국회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뒤 “국민을 위한 사법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우리 법원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가 적지 않다”며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앞장서서 리드하지 않고 항상 중간에 서서 여러분들의 마음을 모아 해결해 나가겠다. 구체적인 것은 취임 후 청사진을 그려 보겠다”고 말했다.

‘김명수 코트’ 6년의 청사진에는 사법부에 누적된 과제들에 대한 해법이 담겨야 한다. 지난달 22일 양승태 대법원장을 면담하기 위해 상경한 그는 “31년5개월 동안 사실심 법정에서 당사자들과 호흡하면서 재판만 해온 사람이다. 그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어떤 모습인지 이번에 보여드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경력은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김 후보자는 역대 두 번째로 대법관 경력이 없는 대법원장이 된다. 법원행정처에도 근무한 적이 없다.

그런 그에게 사법행정 개혁이라는 첫 번째 과제가 이미 주어져 있다. 양 대법원장 임기 말에 불거진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 이후 일선 판사들은 사법행정에의 참여와 인사제도 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제왕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대법원장의 권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도 관심사다.

김 후보자가 이 같은 요구를 개진해 온 진보 성향 판사들의 연구모임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이었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이 수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연구회와 ‘거리 두기’에 치중한 터라 급진적 변화는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생각은 알려진 것만큼 과격하지 않다. 법원이 급변하면 사법부 신뢰가 흔들리고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보편적 법관의 생각을 후보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장 지명 이후 인권법연구회에서 탈퇴했고, 청문회에서는 “특정 단체가 새로운 권력이 되거나 개인적 소신이 사법부를 대표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도 “저에 대한 기대가 많은 것을 느꼈지만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몸을 낮췄다.

사법부의 현안으로는 상고심 제도 개선 문제가 있다. 양 대법원장은 인사 적체와 상고심 급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고법원 설치를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상고허가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면 상고법원 설치를 다시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대안으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역시 법원 안팎의 반대가 적지 않다.

대법원장 취임 이후 내년 11월까지 6명이 교체되는 대법관 인사는 ‘김명수 코트’의 색깔을 선명하게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새 대법원장에 대한 편견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취임 후 1년이 매우 중요하다. 여러 난제들에서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사법부 개혁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편견이 더욱 증폭돼 갈등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김선미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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