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념전쟁서 승리"..자유한국당 '온라인 전사' 118명 떴다

입력 2017.09.25. 15:27 수정 2017.09.2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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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에 이석우·부위원장에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당 디지털 공간 소통 기구..홍보활동·정권비판 전개
시민과 충돌 빚은 극보수 인사 포함돼 소통력 미지수
이 위원장 "이념전쟁 승리하도록 혼신의 힘 다하겠다"

[한겨레]

그래픽 정희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디지털정당위원회 출범식을 열어 당을 향한 ‘악성 댓글’에 대처하고 뉴미디어를 활용한 당 홍보 활동에 나설 118명의 ‘온라인 전사단’을 띄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날 임명장을 수여한 118명 명단에는 박근혜 정부 시절 극우 집회를 이끌었던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이 포함돼 있다.

디지털정당위원회는 자유한국당이 디지털 공간에서 열린 소통을 하겠다며 띄운 당내 기구다. 자유한국당은 디지털정당위원회에 대해 “기울어진 언론, 포털을 바로 잡고 보수통합으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겠다는 당 차원의 결연한 의지가 반영된 기구”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표가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선거가 시작되면 상대 진영은 트위터나 SNS로 선동하는데 우리는 이 부분이 취약하다”고 밝힌 이후 6년 만에 디지털정당위원회가 꼴을 갖춰 출범하게됐다고 의미를 덧붙였다.

특히 이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이름을 ‘온라인 전사’라고 붙인 것이 눈에 띈다. ‘온라인 전사’들은 당과 홍준표 대표 등의 활동을 홍보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들을 어떻게 전파할지, 언론과 포털 사이트·페이스북 등에서 거론되는 당에 대한 비판에 어떻게 대응할지, 여성·청년 등과의 소통을 높이는 방안이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하는 이들이다.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는 실시간 온라인 점검을 통해 거짓기사와 불공정 뉴스에 대해 즉각 법적으로 대응하고, 유튜브와 사진 뉴스 등을 통해 자체 제작한 논평을 확산하는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디지털정당위원회 이석우 위원장은 “(진보·개혁에 우호적인 성향으로) 기울어진 (언론·포털의) 운동장에서 뉴미디어 온라인 자유전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5천만 핵인질로 치닫는 한반도 안보위기와 이념전쟁, 그리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자유한국당이 승리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현장 참석자들과 함께 “포털 참여 동참하자, 자유 대한민국 지키자”를 같이 외치기도 했다.

25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출범식에서 발표자들이 위원회 출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디지털정당위원회 임원진 가운데 한 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디지털정당위원회는 앞으로 온라인 이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에 대한 온라인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당이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블로그 등 다양한 온라인 공간에서 시민과의 거리를 줄이며 소통하려는 시도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이번 디지털정당위원회 ‘온라인 전사단’에 그간 많은 시민들과 충돌을 빚어온 극보수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자유한국당이 온라인공간에서 극우주의적 주장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단상에서 디지털정당위원회 비전 소개를 맡은 한 발표자도 “우리 위원회가 애국 우파의 마이크가 되겠다”고 밝혔다.

특히 118명 온라인 전사단을 지휘할 임원인 부위원장단에는 박근혜 정부 시절 과격한 언어로 극보수단체 집회를 이끈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도 들어 있다. ‘엄마부대’는 세월호 참사 이후 피해 가족들을 비난하고,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시위 등을 앞장서 진행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단체다. 주 대표는 지난 18일 검찰에 소환돼 박근혜 정부 시절 관제 시위에 대한 청와대의 지시와 지원 여부, 국정원의 자금 지원 등에 대해 조사받았다.

주 대표는 지난 8월22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돼 2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는 구치소 앞에 나타나 “한명숙은 두부도 아깝다. 살충제 계란이나 먹어라”라고 외쳐 한 전 총리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25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출범식에서 홍준표 대표로부터 부위원장 임명장을 받은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손 흔드는 사람)가 행사 직전 다른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디지털정당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석우 전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 감사에서 △신입직원 채용비리 △이사장의 직책수행 경비 부적절 집행 및 관용차 사적 사용 등 23건을 지적받은 뒤 올해 3월 재단 이사장 직에서 자진 사퇴한 인물이다.

디지털정당위원회의 한 인사는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이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데 대해 “우리 위원회는 보수대통합을 목표로 활동하기 때문에 보수 쪽 인사들이 폭넓게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비보이(B-boy) 축하 공연’ 등이 열린 출범식에는 주옥순 대표와 친한 60대 이상의 자유한국당 지지자를 포함해 중노년층 당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글·사진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