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색] 사진으로 본 文 대통령의 추석 연휴

유태영 입력 2017. 10. 7. 18:19 수정 2017. 10. 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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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로 추석 연휴가 8일째에 접어들었다. ‘황금연휴’도 이제 막바지다. 지난 2일 교통방송 라디오에 나와 “푹 쉬는 것이 이번 추석 계획”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은 뜻대로 연휴를 보내고 있을까. 몇 장의 사진으로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명절 연휴를 돌아봤다.

① 비 오는 날의 깜짝 외식

청와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 한가위는 여성과 남성이 모두 함께 즐거우면 좋겠다”는 대국민 추석 메시지를 남긴 지난 1일,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인근 식당을 찾았다. 오후 1시쯤 주영훈 경호처장만 대동한 채였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자 수제비와 파전, 그리고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났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 부부의 깜짝 등장에 식당에 있던 손님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셀카’ 촬영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시민들이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문 대통령 부부의 깜짝 외식 소식이 널리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퇴근길 남대문시장에서 시민과 소주 나누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날 모습이 그런 ‘광화문 대통령’의 상에 가까웠다. 문 대통령은 1시간가량 식사를 하면서 옆 테이블 손님들과 막걸릿잔을 부딪치며 건배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명절을 맞아 2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IC 교통상황센터를 방문, 연휴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TBS 교통방송에 출연해 일일 교통 통신원으로 귀향객들에게 교통 상황을 전달했다.
② ‘통신원’으로 변신한 대통령 “졸음운전 주의하세요”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교통방송 라디오에 일일 통신원으로 깜짝 등장, 고속도로 상황을 전한 뒤 안전운전을 당부했다. 성남시 궁내동 도로공사 교통정보센터에서 교통 상황을 보고받은 후 전화 연결을 한 문 대통령은 “장거리 운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졸음운전”이라며 “졸음운전의 가장 든든한 안전띠는 휴식이라는 말이 있죠. 피곤하실 때, 휴게소나 쉼터에서 한 숨 돌리고 가시면 좋겠다”고 했다.

“전좌석 안전띠 착용도 잊지 말라”는 당부도 곁들인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에도 우리 국민의 든든한 발이 되어 주시는 버스, 택시 기사님들, 철도, 항공, 해운 종사자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꼭 안전운전 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명절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연휴가 아주 기니까, 우리가 대비할 일도 있기 때문에 그 대비할 일은 대비를 해 가면서 쉬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가지려고 한다”고 답했다.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격무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라디오 연결을 마친 뒤 교통정보센터 3층 고속도로순찰대 상황실로 이동, 전국 근무자 269명에게 무선 교신을 통해 “이번 추석은 연휴가 열흘이니 그만큼 우리 순찰대원이 더 수고해야 하는데 어떻습니까. 힘들지 않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넸다. 대원들을 대표해 응답자로 나선 호남권 담당 제9지구대 순찰대장 방홍 경정은 “노상에서 노출돼 근무하기 때문에 항상 위험이 뒤따르고 있다”며 “대형사고가 일어나 그 가족의 아픔과 슬픔을 목격하면 제 마음도 찢어지게 아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말 정년퇴직을 앞둔 방 경정은 노후 순찰차의 교체를 건의하며 “경찰 생활 37년 마지막에 이렇게 대통령을 뵈니 그동안 힘든 일이 겨울 눈 녹듯 한번에 녹아내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군인·경찰·상담사·당직기사 등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비상근무를 하는 이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다둥이 아빠 등 12명과 전화통화를 갖고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③ 차례는 관저에서 가족과 함께

문 대통령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양산 자택이나 부산 영도의 어머니댁에 들르지 않았다. 대신 어머니를 청와대로 모시고 추석 차례를 지냈다고 한다. 청와대 공식 SNS는 추석 당일인 4일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지난 여름 문 대통령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청와대 본관을 걸으며 안내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뒷모습이 좋아서 촬영하신 분(주영훈 경호처장)께 간곡히 청해서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 자녀들도 청와대 관저를 찾아 함께 차례를 지내고 정겨운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④ 안동 하회마을 찾아 류성룡·이순신 정신 되새겨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지난 6일 경상북도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다. 국내 관광을 독려하는 차원의 방문이었다. 일각에서는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은 것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서애 류성룡의 유물을 전시·보존 중인 영모각, 류성룡의 종택인 충효당, 류성룡의 형 겸암 류운룡의 대종택인 양진당, 류성룡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는 병산서원 등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양진당 방명록에 ‘재조산하와 징비의 정신을 되새깁니다’라고 썼고, 병산서원 방명록에는 ‘서애 류성룡의 징비정신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 우리가 새기고 만들어야 할 정신입니다’라고 적었다. ‘재조산하’(再造山河)는 나라를 다시 만든다는 뜻으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치러진 조기대선 당시 문 대통령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슬로건으로 내세운 글귀다. 임진왜란 당시 실의에 빠져 있던 류성룡에게 충무공 이순신이 이 글귀를 적어준 것으로 전해진다.

징비(懲毖)는 ‘미리 징계해 후환을 경계한다’는 뜻의 시경 구절에서 따온 말로, 류성룡은 임진왜란 7년의 전란사를 집필한 뒤 ‘징비록’(懲毖錄)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엄중해진 한반도 상황의 ‘평화적·창의적 해법’을 찾아야 하는 대외적 난국을 헤쳐 가면서, 국내적으로는 적폐청산이라는 과제를 완성해야 하는 문 대통령의 비장한 각오가 엿보인다.

이날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국가무형문화재 69호인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하다 무대 한가운데로 나아가 어깨춤을 같이 추며 흥겨워하기도 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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