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를 떠나 당연히 해야 할 일"..'야간 숙직' 동참한 女공무원들
숙직 요일 및 인원 수 확대 검토 중
11일 양천구에 따르면 숙직 근무에는 여성 직원 58명이 참여하고 있다. 당직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근무하는 '숙직'과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일직'으로 나뉜다. 양천구청 여성 당직 대상자 277명 중 219명은 일직에, 58명은 당직을 서고 있다. 비율로 보면 일직에 참여하는 여성 직원은 80%, 숙직에 참여하는 직원은 20% 정도다. 남성 당직 대상자는 305명으로, 이들은 일·숙직을 선다.
숙직제에 동참한 여성 직원은 매주 목요일마다 2명씩 남성 직원 3명과 숙직 근무를 한다. 목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에는 남성 직원 5명이 숙직을 선다. 숙직자들은 당직실에서 근무하며 야간에 발생하는 민원을 처리한다.
여성 직원 숙직제가 도입되던 당시 내부에서는 걱정하는 눈길도 많았다. '여성 직원과 함께 숙직을 서는 남성 직원이 어려운 일만 하게 되는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야간 민원 전화에 여성 직원이 상냥하고 부드럽게 응대하고 있고, 현장 출동을 할 때는 2인 1조로 남녀 구별 없이 동등하게 업무를 처리하자 시행 초기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여성이 숙직을 서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서울시 25개 모든 자치구 중 여성 숙직제가 도입된 구는 4~5곳 정도에 불과하다.
양천구는 여성 숙직 신청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향후 여건에 따라 인원 수와 숙직 요일 확대를 검토 중이다.
정선희 양천구 주무관은 "초기 우려와 달리 여성 숙직제가 내부적으로 잘 정착된 것 같다"며 "여성 직원들이 야간 근무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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