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키운 아들이 '목사 아들'..사건 이후

여현구인턴 2017. 10. 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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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온라인을 달궜던 '17년간 키운 아들이 목사 아들' 사연 주인공의 근황이 전해졌다.

[사진 KBS]
지난해 KBS-2TV '제보자들'은 인천의 한 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남성 김요셉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자신이 17년간 키운 아들이 알고 보니 아내가 외도를 통해 낳은 아들이었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1997년 아내를 만나 첫눈에 반했다. 사귄 지 2개월 만에 둘은 결혼했다.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게 된 것은 결혼한 지 2년째 되던 해였다. 집에 놓고 간 회사 서류 때문에 집으로 돌아온 김씨는 아내와 목사가 속옷 차림으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 듯 반응했고 사건은 유야무야 넘어갔다.

이후 A씨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아들이 교회 목사와 닮았다는 말들을 듣기도 했다. 의심 끝에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고, 검사 결과 목사와 아들이 친자일 가능성은 99.9%였다.
[사진 KBS]
[사진 KBS]
아내와 목사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부인했다. "성령으로 낳은 아들"이라며 A씨에게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2일 '제보자들'은 계속되는 시청자들의 후속 방송 요구에 다시 한번 취재에 나섰다.
[사진 KBS]
제작진은 교회를 찾았으나 문제의 목사는 보이지 않았다. 주말 예배 때 강단에 선 목사는 다른 사람이었다. 이에 주변 인물들에게 목사의 행방을 물었지만, 하나같이 "모른다" "알려줄 수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교회에서 걸어 나오는김씨의 아내를 목격한 제작진은 바로 쫓아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씨의 아내는 "지금 헤어져서 김씨와 같이 살고 있지 않다. 이혼소송은 끝났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다시 김씨를 찾아갔다. 김씨는 아내와 이혼소송이 생각보다 길어지자 4개월 전 중학생 딸과 함께 집을 나왔다. 아들은 같이 나올 수 없었다.
[사진 KBS]
심적 고통이 컸지만 아들에게 "어머니를 네가 모시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현재 목사의 행방에 대해서도 말했다. 김씨는 "목사는 지난해 3억 2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2년 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강간미수(2건) 혐의도 있었다. 이 혐의로 2년을 더해 총 4년 실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KBS]
제작진은 직접 소송 당사자 부부를 만났다. 이 부부는 "목사도 실형이 선고될 줄 몰랐던 것 같다. 많이 당황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한 "실형 선고 받는 순간까지 거짓말을 하더라. 성도를 선동하면서"라며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KBS]
목사는 수감돼 있지만 김씨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몇 번이고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심적 고통이 컸지만 딸의 노력에 힘을 내고 있다.

김씨는 "미안하다고는 말을 해야 하지 않느냐. 그게 사람된 도리다. 아내와 목사에게 제일 듣고 싶은 말이다"라고 말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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