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인생 후회 없어.. 최고의 자리 있을 때 작별인사"

송은아 입력 2017. 10. 12. 21:06 수정 2017. 10. 12.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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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을 뒤돌아보니 참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화려한 무대에 설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동시에 제 자신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아침에 눈 떴을 때 온몸의 근육이 비명 지르듯 쑤시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고, 제 자신과의 싸움은 언제나 고독했기 때문입니다."

UBC 문훈숙 단장은 두 사람을 떠나보내는 데 대해 "황혜민·엄재용은 UBC의 정신·혼을 가장 잘 보여준 무용가, 예술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예술을 위해 산 무용가, 뭘 맡기면 끝까지 정성을 다해 책임을 완수하는 무용가, 그래서 후배들에게 역할 모델이 됐던 무용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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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 떠나는 황혜민·엄재용 부부 / 국내 첫 현역 수석무용수 부부 / 1000회 넘는 공연에서 호흡 맞춰 / 11월 24·26일 '오네긴' 고별무대

“15년을 뒤돌아보니 참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화려한 무대에 설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동시에 제 자신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아침에 눈 떴을 때 온몸의 근육이 비명 지르듯 쑤시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고, 제 자신과의 싸움은 언제나 고독했기 때문입니다.”

유니버설발레단(UBC) 수석무용수 황혜민(39)이 은퇴 심경을 담은 편지를 읽어내렸다. 문장 사이 눈물이 배어났다. 울음을 삼키느라 황혜민의 낭독은 끊어질 듯 이어졌다. UBC 스타 부부인 황혜민·엄재용(38)이 내달 24, 26일 ‘오네긴’ 공연을 끝으로 발레단을 떠난다. 황혜민은 은퇴 후 휴식과 2세 계획에 전념하고, 엄재용은 다른 방식으로 무용 인생을 이어갈 계획이다. 12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연 두 사람은 은퇴 이유에 대해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왼쪽)·엄재용이 12일 고별 무대를 앞둔 소회를 밝히고 있다.
UBC 제공
“지금이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했기에 후회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자리를 놓지 않으면 후배들이 올라올 수 없어요. 관객에게 ‘저 사람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나’ 이런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에 최고 자리에 있을 때 내려오고 싶었어요.”
이들은 ‘한국 최초 현역 수석무용수 부부’로 그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엄재용은 2000년, 황혜민은 2002년 UBC에 입단했다. 두 사람이 처음 파트너로 춤춘 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2 파리 21세기 에뚜왈 갈라’에서였다. 전막 공연으로 커플 신고식은 2004년 ‘라 바야데르’에서 치렀다. 이후 이들은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지젤’ 등 UBC 모든 레퍼토리에서 주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들이 주역 파트너로 선 전막 공연만 910여회, 국내외 갈라 공연까지 합하면 1000회가 넘는다.

내달 고별 무대를 앞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왼쪽)·엄재용이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UBC 제공
황혜민은 무대를 떠나는 데 대해 “시원섭섭할 것 같다”면서 “매 공연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서는데 이번은 정말 마지막이라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엄재용은 “한 달 전부터 여러 생각이 들고, 마지막 무대라 조급함과 걱정도 있었다”며 “막상 ‘오네긴’ 연습을 시작하니 담담해졌다”고 전했다.

UBC 문훈숙 단장은 두 사람을 떠나보내는 데 대해 “황혜민·엄재용은 UBC의 정신·혼을 가장 잘 보여준 무용가, 예술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예술을 위해 산 무용가, 뭘 맡기면 끝까지 정성을 다해 책임을 완수하는 무용가, 그래서 후배들에게 역할 모델이 됐던 무용가”라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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