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생존자 "강제 징용자 비참한 생활 계속 알릴 것"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몽둥이를 맞으며 고통스러워 하던 강제 징용자들의 비명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흔을 바라보는 구연철(87·부산) 씨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징용 현장인 일본 나가사키현 군함도에 입도한 것은 70여년 전인 1939년이다.
구씨는 지난해 해방 이후 처음으로 군함도를 다시 찾았지만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생활했던 주요 공간은 공개가 안 돼 볼 수가 없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몽둥이를 맞으며 고통스러워 하던 강제 징용자들의 비명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흔을 바라보는 구연철(87·부산) 씨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징용 현장인 일본 나가사키현 군함도에 입도한 것은 70여년 전인 1939년이다.
구씨는 군함도에 먼저 간 아버지가 불러 할머니·어머니와 함께 입도했다.
구씨의 아버지는 당시 징용으로 끌려간 광부가 아닌 '모집 광부'로 조선에서 먹고 살길이 막막했던 가족들과 군함도에서 살기로 했다.
구씨는 가족들과 부산에서 관부 연락선을 탄 뒤 사흘여 만에 군함도 관리사무실에서 아버지와 재회했다.
양복과 넥타이를 맸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던 소년은 일본의 전통 남성 속옷인 훈도시만 입고 온몸에 석탄 가루를 뒤집어쓴 아버지를 보고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의자에 앉아 일하던 관리사무소 직원 중에 아무리 찾아도 아버지가 안 보여 두리번거리는데 온몸이 시커먼 남자가 다가와 '철아∼'라고 불러 고개를 들어보니 아버지였다"고 울먹였다.
그렇게 재회한 구씨 가족은 군함도에서 6년 정도 살다가 1945년 해방을 맞아 귀국했다.
구씨는 14일 오후 부산시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작가 이재갑 초대전 '군함도-미쓰비시 쿤칸지마'의 연계 행사인 '군함도 증언 및 간담회'에 참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20대 전후의 조선인 청년들은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았다.
관리사무소와 식당 주변에서 이들이 수시로 몽둥이 등에 맞는 장면을 목격하고 거친 비명을 거의 매일 들으며 학교와 집을 오갔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콩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콩깻묵 찐 것을 밥 대신 먹었다.
배가 고파도 먹을 게 없어 찐 콩깻묵을 먹어야 했고 어김없이 설사가 계속됐다고 한다.
강제 징용 피해자들은 일본인들이 사는 번듯한 주거시설의 지하에 살았다. 이들의 주거공간에는 통풍이 안 돼 습기가 가득했다.
구씨는 지난해 해방 이후 처음으로 군함도를 다시 찾았지만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생활했던 주요 공간은 공개가 안 돼 볼 수가 없었다.
그는 "어렵게 군함도에 갔지만,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못 본 셈"이라며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비참한 생활을 알리기 위해 계속 증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pitbull@yna.co.kr
- ☞ 테디·블랙핑크 제니, 열애설에…YG "사실무근"
- ☞ 신동빈 회장, 5500원 구내식당 이용하는 까닭은
- ☞ 오래된 셔츠 주머니서 270억원 당첨복권 찾아낸 사연
- ☞ 일본계인줄 알았던 美배우 알고보니 한국계
- ☞ 달리면 충전되고 6가지로 변신까지 4륜 전기자전거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테이저건 맞고 검거된 50대 살인미수 용의자 숨져(종합) | 연합뉴스
- 여성동료에 "남자친구와 피임 조심해" 징계 대상 되나 | 연합뉴스
- 여자친구 집에 감금하고 성폭행한 40대 남성 구속영장 | 연합뉴스
- 입 연 클린스만 "이강인이 손흥민에 무례한 말" | 연합뉴스
- 선우은숙 측 "유영재, 사실혼 숨기고 결혼…혼인취소 소송" | 연합뉴스
- '충돌 논란' 쇼트트랙 박지원 "황대헌, 진심어린 사과했다" | 연합뉴스
- 에이핑크 윤보미-작곡가 라도 7년간 열애 중 | 연합뉴스
- 中 광둥성서 또 선박이 다리 교각과 충돌…4명 실종(종합) | 연합뉴스
- 세계스카우트연맹 "새만금 잼버리 파행, 과도한 정부 개입 탓"(종합) | 연합뉴스
- "옆손님 대화가 이상한데?"…7천만원 피해 막은 20대의 '기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