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위험' 국보-보물 14개 3년째 방치..주변시설 정비에만 533억 쏟아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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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이나 파손 등으로 고(高)위험 등급 판정을 받은 국보와 보물 14개가 3년째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 감사에서 수차례 '보존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지만 문화재청과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정작 문화재 대신 주변 시설 정비에 예산을 썼다.
감사원은 2014년 문화재청 감사에서 △보수가 시급한 문화재 대신 주변 정비사업 위주로 예산을 배분하고 △정기조사 결과를 적극 활용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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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문화재청 감사 결과 “보수, 수리가 시급하다”고 평가받은 국보 제47호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탑비’. 비에 길게 금이 가거나 홈이 파였고(왼쪽 사진), 기단 보강재는 부식되고 시멘트 처리한 부분에선 2차 오염이 관찰된다(오른쪽 사진). 장정숙 의원실 제공 |
1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이 공개한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2015년 정기감사 결과 ‘보존관리방안 마련 필요’ 대상으로 국보와 보물 14건을 지정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보존관리방안 마련 필요’는 판정 등급 중 ‘즉시 해체’ 다음으로 심각한 고위험 등급을 말한다. 구조나 보존상태가 부실해 보강 또는 보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2015년 정기감사 대상 문화재 161건 중 보수한 건수는 23건(14.3%)이었고 나머지는 현재까지 방치된 상태다.
국보 47호인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탑비가 대표적이다. 1964년 보수할 때 보강재로 쓰인 스테인리스가 부식되고 시멘트에서 발생한 2차 오염이 심각해 2014, 2015년 감사에서 모두 ‘즉시 해체’ 다음의 하위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그대로다. 올해도 탑비를 보수하지는 않고 주변 건조물인 도원암 극락보전만 개축했다. 보물 383호인 창덕궁 돈화문도 천장, 추녀마루, 기둥에 균열이 생기는 등 훼손이 심각하지만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문화재청과 해당 문화재가 있는 지자체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문화재 보수비용은 문화재청과 해당 지자체가 7 대 3 비율로 내도록 ‘보조금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자체가 문화재 보수용 예산을 신청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자체가 원하지 않으니 문화재청은 관련 예산 편성을 하지 않는다는 소극적인 자세다. 반면 지자체는 문화재 보수, 수리는 ‘해도 티가 안 나는 사업’이라서 신청에 역시 소극적이라는 얘기다. 그 결과 문화재 보수 대신 주차장 화장실 개선 등 주변 정비사업에 쓰인 돈만 최근 3년간 533억 원에 이른다.
감사원은 2014년 문화재청 감사에서 △보수가 시급한 문화재 대신 주변 정비사업 위주로 예산을 배분하고 △정기조사 결과를 적극 활용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감사원 지적대로 예산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고위험 등급을 받은 문화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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