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춘화·천민얼 '후계 구도' 제치고 왕후닝·자오러지, 핵심으로 급부상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2017. 10. 2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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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왕후닝 ‘시진핑 책사’ 역할…자오러지, 반부패 수장 유력
ㆍ중국 상무위원 진입 가능성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 후 왕후닝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62)과 자오러지(趙樂際·60) 중앙조직부장이 ‘시진핑(習近平) 2기’의 핵심 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포스트 시진핑 시대’의 유력 후계자로 꼽혔던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와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를 제치고 왕후닝과 자오러지가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에 진입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22일 보도했다. 현실화할 경우, 시 주석이 차기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다.

자오러지

왕후닝은 ‘시진핑의 책사’로 평가된다.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시 주석의 주요 사상을 정리한 브레인이다. 산둥성 차이저우 출신으로 푸단대 부총장을 지낸 학자다. 1995년 당 중앙정책연구실로 자리를 옮겼다.

공산당 당장(당헌)에 있는 장쩌민의 ‘3개 대표론’과 후진타오의 ‘과학적 발전관’ 등 지도이념이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시 주석이 부주석 때 왕후닝과 함께 당 상무위원회를 관장하는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았는데 당시 시 주석의 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왕후닝은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으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등 시 주석의 주요 정책은 물론 연설문도 작성해왔다.

‘은둔의 책사’로 불리던 그는 시 주석의 해외 순방에 단골 동행하면서 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왕후닝은 성(省)이나 직할시 당서기 경험이 없어 상무위원 진입 시 상당히 이례적 발탁이다.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 등 시 주석의 통치 사상 확립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자오러지는 지난 20일 통과된 중앙기율검사위원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홍콩 명보가 22일 보도했다. 중앙기율위 서기로 발탁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내년 신설되는 국가감찰위 서기를 겸직하며 반부패 사정을 총지휘하는 요직에 오르게 되는데, 파격적 인사다.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서기가 퇴임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산시성 시안 출신인 자오러지는 문화대혁명 시기에 대표적 빈곤지역인 칭하이에서 하방(下防) 생활을 했다. 이후 베이징대를 졸업한 후 다시 칭하이로 내려가 1980년부터 26년간 근무했다. 2000년 칭하이성 성장, 2003년에 당서기에 올랐다. 2007년 산시성 서기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3년 당 인사·조직 관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장으로 발탁됐다.

자오러지는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예전 비서였던 웨이민저우(魏民洲)가 비리 혐의로 낙마하면서 상무위원에서 멀어졌다는 관측이 많았다. 지방 관료로 잔뼈가 굵은 자오러지는 중앙기율위 계통의 업무를 맡은 적도 없다. 자오러지 부친이 시 주석 부친인 시중쉰(習仲勳)의 고향 친구라는 점 때문에 시 주석이 핵심 역할을 맡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왕후닝과 자오러지의 상무위원 입성은 후춘화, 시 주석의 최측근인 천민얼로 압축되던 후계자가 당대회에서 나오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상무위원 7인을 포함한 정치국원 25명이 후계자 자격과 능력을 입증하도록 경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SCMP는 “차기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시 주석의 권력 강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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