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1

[이슈터치]'프레임'의 덫에 걸린 대기업

서명훈 기자 입력 2017. 10. 27. 16:17 수정 2017. 10. 27. 17:19

기사 도구 모음

경제부처 수장을 지낸 전직 고위 공무원의 고백(?)입니다.

외국 정부는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토지는 기본이고 도로를 새롭게 깔고 학교와 병원까지 지어주는데 우리 정부는 왜 못하는지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규제 완화로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으면 지원이 되지만 대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가면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 일쑤라는 게 그의 경험담입니다.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인 A씨는 공장 증설 업무를 담당할 때 일화를 들려줬습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정책혜택, 중소기업이 받으면 지원, 대기업이 받으면 특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 1라인. (삼성전자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서명훈 기자 = "중소기업은 지원이고 대기업은 특혜다. 이 프레임이 바뀌지 않는 한 답 없다"

경제부처 수장을 지낸 전직 고위 공무원의 고백(?)입니다. 외국 정부는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토지는 기본이고 도로를 새롭게 깔고 학교와 병원까지 지어주는데 우리 정부는 왜 못하는지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규제 완화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규제 완화로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으면 지원이 되지만 대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가면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 일쑤라는 게 그의 경험담입니다.

실제로 특혜 의혹이 제기돼 감사원이 감사에 나섰고 징계를 받은 후배 공무원도 있다는 것이 그의 증언입니다. 해당 기업의 청탁이나 뇌물을 받은 적이 전혀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기업인들이 보는 관점은 좀 다릅니다. 기본적인 의식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인 A씨는 공장 증설 업무를 담당할 때 일화를 들려줬습니다. 공장 증설 당시 시황이 악화돼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상황이어서 ‘지방자치단체에 땅값을 좀 깎아줄 수 없느냐’고 문의를 했습니다. 공장이 증설되면 고용도 늘어나고 당연히 지역 경제도 활성화돼 직간접적으로 세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집중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말 꺼내기가 무섭게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미 수백억 적자인데 몇억원 깎는다고 상황이 나아지겠냐'는 것이었습니다.

A씨는 "매출이 수백, 수천억원이더라도 1억원이 없어서 부도가 날 수 있는 게 기업"이라며 "그냥 더 이상 말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바로 나왔다"고 회고합니다. 지자체 공무원 입장에서는 100억원 적자나 110억원 적자나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던 셈입니다.

십수년도 더 지난 지금도 이런 일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기업 투자에 대해서는 반감이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입니다. 공장을 신속하게 짓기 위해 행정 편의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특혜’ 색안경을 끼는 경우는 상당히 줄었습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증설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에 앞으로 4년간 3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 계획에 따라 현재 가동 중인 화성 17라인 주변 주차장 용지를 활용, 반도체를 생산할 18라인(가칭)을 짓기로 했습니다. 투자금액만 약 6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화성시가 주변교통혼잡을 이유로 공장 앞 도로 지하화를 요구하면서 공장 신설은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지하화에는 약 7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공장 신설에 따른 교통량 증가에 비해 부담이 지나치다는 입장입니다.

이 도로는 동탄2신도시와 연결되는 도로여서 교통혼잡이 삼성전자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특히 오는 2019년부터 인근에는 7000가구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들어설 예정입니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경우 대부분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을 감안하면 공장 신설에 따른 교통혼잡도 제한적입니다.

삼성전자가 화성시에 납부하는 세금은 1년에만 1000억원이 넘습니다. 공장이 신설되면 직원도 늘어나게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세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대차대조표를 따지자면 도로를 건설하더라도 수년 내에 충당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한번 공장이 세워지면 삼성전자가 망하지 않는 한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이 정도 규모의 공장을 해외에 짓겠다고 발표한다면 땅도 주고 도로까지 신설해 주겠다고 찾아올 곳은 부지기수입니다. 기업들에게 국내에 투자해 일자리를 늘려달라는 요구를 하기 전에 먼저 고쳐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mhsuh@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