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빨대 색출하겠다"던 그때 그 검사들 어디로?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
홍만표 전 대검 수사기획관. |
홍 기획관은 거듭 “검찰 내부의 나쁜 빨대를 반드시 색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실제로 수사팀인 대검 중수부 검사와 수사관들을 상대로 언론과 접촉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조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검찰 고위간부의 색출 공언에도 문제의 ‘빨대’는 쉬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2009년 4월30일 노 전 대통령은 대검 중수부에 피의자로 소환돼 이튿날 새벽까지 밤샘조사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떠나 서울 서초동 대검까지 이동하는 장면은 전국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하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면목없는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런데 소환조사 후 10여일이 흐른 2009년 5월13일에는 이번에는 SBS 8시뉴스가 다시 ‘특종’이라며 시계 관련 후속보도를 내놓았다. ‘노 전 대통령이 소환조사 당시 시계 관련 질문을 받고 권양숙 여사가 논두렁에 버렸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검찰은 이번에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식으로 대응했는데 이 보도의 여파는 대단했다. 노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누리꾼들은 “봉하마을 논두렁을 뒤져 시계를 찾으면 대박”이라며 이른바 ‘시계원정대’ 모집에 나섰다.
보도 열흘 뒤인 2009년 5월23일 노 전 대통령은 사저 부근 봉화산 부엉이바위 위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서둘러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수사를 마무리했고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표를 냈다. ‘나쁜 빨대 색출’ 이야기도 자취를 감췄다.
빨대의 실체는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15년 2월25일에야 드러났다.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명품시계 보도는 국가정보원이 주도했고 언론사도 관여돼 있다”고 폭로했다. 노 전 대통령 수사 배후에 있었던 국정원의 존재가 처음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출범한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이 전 중수부장에게 “좀 더 자세한 정황을 들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그는 도로 입을 다물었다. “내가 다 얘기하면 다칠 사람이 많다”는 이유를 들었다.
28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에 따르면 검찰은 국정원 개혁위의 수사의뢰를 받아 ‘논두렁 시계’ 보도를 둘러싼 의혹도 파헤치겠다는 방침이다. 수사가 본격화하면 이 전 중수부장, 홍 전 기획관은 물론 노 전 대통령 주임검사였던 우병우 전 대검 중수1과장 등의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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