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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일>숨은 '금맥'을 찾아라.. 호주 21세기 골드러시

박준희 기자 입력 2017.11.02. 10:30 수정 2017.11.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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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한 금광에서 현지 광산업체 KCGM의 중장비들이 채굴 작업을 하고 있다. KCGM 홈페이지

- 최근 13년새 66개 사업 추진

金매장량 세계 1위·생산량 2위

수출액, 소고기 2배·양털의 5배

채굴 현장 관광상품으로 활용도

2008 금융위기후 金 수요 급증

현재 1온스당 1250달러선 유지

‘金 애호’중국 수출 5년새 2배로

‘150여 년 만에 되돌아온 골드러시, 호주의 금맥이 꿈틀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안전 자산 선호로 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세계 1위 매장량을 자랑하는 호주의 금광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 호주에서 일었던 ‘골드러시(gold rush)’가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의 금 사랑은 호주의 금 산업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호주의 중국인들은 금광에서 어렵게 일하면서 금을 캤지만 이제는 호주의 금 산업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큰손으로 떠올랐다.

호주의 대표적인 수출품이라고 하면 대부분 소고기·양털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사실상 호주의 대표적인 수출품인 철광석과 함께 금의 생산량과 수출액 비중은 방대한 규모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의 국내 금 생산량은 288t으로 세계 1위 금 생산국인 중국(453t)에 이어 2위다. 인근의 뉴질랜드나 파푸아뉴기니에서 캐낸 원석을 정련한 양까지 합치면 지난해 호주의 금 생산량은 329t으로 늘어난다. 이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양이다. 또 같은 해 호주의 금 수출액은 177억6700만 호주달러(약 15조2000억 원)로, 소고기 수출액의 2배 혹은 양털 수출액의 5배에 달한다.

금 생산량 증가로 작업이 활성화된 호주의 금광 채굴 현장은 관광 상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호주 서부의 대표적 금광 지대인 캘굴리의 노천 광산에서는 신(新) 골드러시 시대를 맞아 금광석 채굴 작업이 한창이다. 현지 광업회사 KCGM이 보유하고 있는 이 지역의 호주 내 최대 규모 금광에서는 채굴 장비와 운반 트럭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현지 금광에서 일하다 이제 여행객을 안내하고 있는 한 관광 가이드는 아사히신문에 “최근 10년간 덤프트럭과 중장비의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1850~1900년대 초 호주에서 첫 골드러시가 일던 당시 캘굴리에서 금광이 발견된 이후 약 1세기 만에 골드러시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호주의 신 골드러시가 일어난 이유는 금 시세 폭등과 중국의 금 수요 증가 등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5년쯤까지 세계의 금 시세는 1온스(약 31g)당 500달러 미만으로 30여 년간 유지됐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안전 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금 수요가 급증해 2011년에는 1온스당 180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금융 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된 현재에도 금 시세는 1온스당 12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고도 경제성장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한 중국도 호주의 골드러시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세계 최고(最古)의 조폐국이자, 호주 내 순금 정제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서호주의 퍼스 조폐국은 지난 2011년 약 100t의 골드바를 중국에 수출했지만, 지난해엔 약 230t으로 수출량이 늘었다. 호주의 골드바를 수입한 중국의 각 은행은 이를 주로 중산층 및 부유층 개인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54년 9월 발생한 ‘유리카 방책 봉기’ 사건은 금 산업에 얽힌 중국과 호주의 역사를 말해준다. 당시 서부 지역 금광에만 4만 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유입되면서 임금 경쟁을 초래했고, 여기에 영국 정부의 폭력적 징세와 압제가 곁들여지면서 호주 역사상 유일한 무장 폭동이 발생했다. 이는 호주에서 백호주의가 태동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호주의 신 골드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호주는 지난 2015년 말 기준 9100t, 지구 전체의 16%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금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다. 호주광물협의회(MCA)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2002년부터 2015년 사이 금광 확대 및 신개발과 관련해 66개의 사업이 추진됐고, 총 126억 호주달러가 투입됐다. 퍼스 조폐국 관계자는 “고대부터 금은 절대적 가치를 지녀왔다”며 “또 중국이나 북한·중동 정세 등 불안정한 세계 상황을 보면 금은 최후의 저축 자산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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