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깨자" 李총리의 잇따른 행보 눈길

조영주 2017. 11. 4. 16: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女 고위직 비율 목표, 국무회의 확정 후 발표"
이낙연 국무총리가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해 상인들로부터 음식을 받고 있다. <사진=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잇달아 여성 관련 행사에 참석해 여성의 역할 강화와 이를 위한 정부 지원 확대를 약속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총리는 평소에도 '한국 미래를 위해 여성이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수시로 피력하고 있다.

이 총리는 3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한 '제21회 여성경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여성경제인들을 격려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는 여성경제인들이 능력을 더 발휘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판로와 인력 등 여러 정책수단을 가동해 여성기업의 성장과 세계 진출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여성기업의 대다수는 직원 10명 안팎의 소기업들이다. 여성이 경영하는 수출기업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여성에게 불리한 경제체제와 사회인식도 아직은 남아 있다"면서도 "이제까지 불가능해 보였던 분야에도 여성기업이 진출하고, 국가 경제에서 여성기업은 더 중요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미래사회의 가장 큰 특징이 '여성화'이며, 이 추세가 한국에서 더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한 뒤 "이런 변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준비도 빨리 진행돼야 하고, 그 일을 정부가 앞장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개발과 창업에 더 많은 여성이 도전하도록, 여성전용 벤처펀드와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더 세밀한 제도와 정책을 준비해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는 여성장관 30% 공약을 초과 달성해서 32%를 여성장관으로 임명했다"며 "어제 사실상 확정한 공공부문 여성 고위직 비율 확대 목표는 여성경제인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높게 잡았고 곧 국무회의를 거쳐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기업 경영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창업 준비부터 모든 과정이 피를 말리는 시간의 연속"이라며 "특히 여성이 기업을 일으키고 경영한다는 것은 더 어렵다. 경제체제는 남성 중심으로 작동되고 사회는 여성을 얕보곤 하며 게다가 여성은 가사와 육아의 짐을 떠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중, 사중의 난관을 이겨내시는 여성경제인 여러분은 진정한 영웅이다. 여러분 모두 자부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 여러분을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전날인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2회 전국여성대회 개회식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축사를 했다. 이 총리는 "취업과 임금과 승진에서의 차별을 없애 가겠다"며 "정부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성평등을 실현해 가겠다"고 알렸다.

또 "보육에 대한 남성의 분담과 국가의 책임을 대폭 늘릴 것"이라며 "공공부문부터 유리천장을 깨기 시작해서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 가겠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여성의 사회적 위상은 확연히 높아지고 있다"면서 "여성은 대학진학률에서 남성에게 역전한 지 오다. 이미 청년 여성들의 교육수준은 세계에서 압도적 1위를 달성했다. 교육계, 의약계, 법조계, 외교계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여성은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부분적으로 남성을 앞서기 시작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최악"이라며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지 30년이 됐건만 현장이 반드시 법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경제계, 정치계와 행정부의 책임자 가운데 여성은 아직 소수이다. 우리 사회에 유리천장은 엄연히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이런 현실을 바로 잡으려 한다"면서 "여성들께서 능력을 발휘하시는 것은 여성 자신의 자아실현과 행복을 위해 불가결하다. 동시에 국가의 도약을 위해서도 여성능력의 발현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